좀체 가시지 않는 렉시 톰슨(미국)의 '4벌타 논란'에 여론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톰슨은 지난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어 코스(파72)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 4라운드서 유소연과 연장 혈투 끝에 준우승했다.
톰슨에게는 끔찍한 준우승이었다. 4라운드 12번홀까지 단독 선두를 달린 그는 전날 3라운드 17번홀서 저지른 규정위반이 시청자의 제보로 알려지면서 4벌타를 받고 역전패의 쓴잔을 들이켰다.
톰슨은 짧은 파 퍼트를 앞두고 볼 마크를 했다가 약 2.5㎝ 가까운 곳에 공을 놓고 퍼트해 2벌타, 스코어카드 오기로 추가 2벌타를 받으면서 기세가 꺾인 채로 연장전에 돌입, 결국 유소연에게 우승컵을 양보해야 했다.
이를 두고 말이 많다.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규정은 규정'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세계 골프 인사들은 '가혹한 처사'라며 대체적으로 톰슨의 편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집에서 보는 시청자들이 경기위원이 돼서는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의 조카 샤이엔 우즈(이상 미국)도 "시청자는 판정을 내릴 수 없다"며 궤를 같이 했다.
마이크 완 LPGA 투어 커미셔너는 "올바르게 판정되는 것을 무너트리지 않을 것"이라며 "규정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개정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설' 필 미켈슨(미국)은 톰슨에게 힘을 실었다. 그는 "PGA서 일부 선수들이 볼 마크를 제대로 하지 않는데 반드시 없어져야 하는 행동"이라면서도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실제 이득이 없었다면 톰슨이 트로피를 받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을 잘못 놓아 2벌타를 받은 건 인정할 수 있지만 스코어 오기는 이해할 수 없다"면서 "톰슨은 3라운드 스코어카드를 수정할 기회가 없었다. 많은 이들이 분노하는 이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인 리디아 고(뉴질랜드)도 "말도 안된다. 사람들이 전화로 경기에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규칙 개정과 방지책이 필요하다"고 분개했다.
그러나 정작 톰슨은 "유소연의 우승 가치가 퇴색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경기위원회 결정은 고통스럽더라도 프로선수로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톰슨의 눈물이 향후 규칙 개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