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이후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장정석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다. 하지만 시즌을 길게 바라보면서 투수 운용을 가져가고 있다.
장정석 감독은 5일, 우천 취소된 사직 롯데전에 앞서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시즌 운영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넥센은 현재 개막 이후 4연패에 빠져있다. SK와 함께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유이'한 팀이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조급한 생각이 들 수 있다. 첫 승리에 대한 압박감이 장정석 감독을 더욱 당황하게 만들고,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장 감독은 우선 시즌을 길게 바라봤다. 전날(4일) 선발 등판했던 최원태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최원태는 1회 4실점, 2회 1실점을 기록하는 등 초반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실점을 거푸 허용하고 위기에 몰린 순간에도 넥센 벤치의 움직임은 없었다. 불펜에서 몸을 푸는 투수들도 보이지 않았다. 최원태를 끝까지 밀어붙였다. 결국 최원태는 1,2회 실점 이후 3회부터 6회까지 별 다른 위기 없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4회부터 6회까지는 3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가능성을 엿봤다.
장 감독은 이에 대해 "최원태가 첫 경기였다. 초반에 흔들리긴 했고 4점이나 줬다. 그러나 투수 코치와 상의를 해서 좀 더 지켜보자고 의견을 모았다"면서 "또 주중 첫 경기에 선발 투수를 조기에 강판하면 주말 경기 불펜 운용에 무리가 있다"고 말하며 최원태를 그대로 마운드에 둔 이유를 밝혔다. 최원태의 잠재력과 가능성, 그리고 장기적인 시즌 운영의 결합된 결정이었다.
아울러, 5일 우천 취소된 이후 선발진 운영에 대해서도 같은 관점이었다. 이날 넥센은 5선발인 오주원이 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5선발인만큼 승리에 대한 확률은 낮아진다. 그래도 넥센은 오주원을 6일 경기에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로테이션 상으로는 6일 선발 투수가 에이스인 앤디 밴헤켄이었지만 밴헤켄에게 휴식을 더 주는 편을 택했다.
장 감독은 "일단 순리대로 갈 것이다. 밴헤켄을 쓰면 승리 확률이 올라가는 것은 맞다. 그러나 시즌을 길게 봤을 때는 하루 더 휴식을 주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았다"며 오주원을 다시 6일 선발 투수로 예고한 이유를 밝혔다. 4연패 중이지만 좀 더 시즌을 길게 바라보는 의연한 판단을 내렸다.
과연 장정석 감독의 시즌 초반 운영이 시즌 후반에는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