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어느 날'서 더 돋보이는 김남길의 마성 매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4.05 16: 59

 평범하지만 특별하고 아름다운 영화 ‘어느 날’(감독 이윤기)이 오늘(5일) 관객들을 만났다. ‘어느 날’은 교통사고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진 단미소(천우희 분)와 보험회사 직원 이강수(김남길 분)가 만나 두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감성 드라마이다.
영화 ‘남과 여’ ‘멋진 하루’ ‘여자 정혜’ 등 로맨틱한 로맨스물을 선보이며 마니아층을 형성해온 이윤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만의 독보적인 영상미와 남녀의 심리가 이번 영화에서도 교과서처럼 반듯하게 펼쳐진다.
사랑 이야기를 그려왔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 영화에서는 멜로보다 사랑의 부재로 인한 아픔, 그리움, 모정, 우정에 중점을 뒀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할 영화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우수에 젖은 눈빛 연기와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나쁜 남자’의 인상을 풍겨왔던 김남길은 이번 작품에서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남자로 분했다. 장르적 특색과 함께 김남길의 캐릭터 강수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 어떤 작품의, 그 어떤 역할이라도 본인만의 색깔을 담아 아우라를 만드는 존재감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미소 역의 천우희와 함께 펼쳐낸 연기 호흡이 적잖은 웃음과 감동을 안긴다.
그는 상사의 간섭과 업무에 치이는 회사원 역을 맡아 일상적인 모습으로 공감도를 높였다. 얼굴 근육의 미묘한 떨림, 세밀한 눈빛 변화를 통해 괴로움과 스트레스를 온전히 표현한 것이다. 촬영 전부터 이윤기 감독과 만나 밤새도록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노력이 통한 것이다. 다양한 연기 폭 안에서 인물의 복잡한 감정의 깊이와 심경을 담아냈다.
그가 잘생긴 꽃미남은 아니지만, 다양한 작품을 넘나드는 빼어난 연기력과 중저음의 목소리, 이지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얼굴로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어느 날’에서는 강수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과 폭넓은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했기에 한동안 볼 수 없었던 김남길의 매력과 유머, 로맨틱한 미소까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영화 '판도라' 이후 그를 기다려왔던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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