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시간위의 집’ 공포+감동의 적절한 하모니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4.05 11: 23

영화 ‘시간위의 집’(감독 임대웅)은 하모니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양한 요소들이 만나 묘한 조화를 이뤄냈다.
‘시간위의 집’은 공포와 감동, 천주교와 무당 등 같이 공존하기 어려울 것 같은 양 극단에 있는 요소들이 모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미스터리한 집에서 나오는 신비함과 공포감, 김윤진의 가슴을 울리는 모성애 연기에서 만들어지는 감동, 천주교 신부와 무당의 대비라는 의외의 조합은 보는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답게 집이 주는 공포가 영화 전반에 자리하고 있다. 미희(김윤진 분)의 집은 영화의 주 배경으로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는 공간이다. 옛날 일본식 가옥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이 집은 일본 공포영화를 떠올리게 하며 영화 초반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어두운 지하실과 집 곳곳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들은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공포 분위기로 관객을 집중시킨 후 후반으로 들어선 영화는 가족애에 더욱 집중한다. 전작에서 보여줬듯 김윤진의 애절한 모성애 연기는 이번에도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호러에 한국적인 정서를 녹여낸 ‘시간위의 집’은 초반과 후반에 배치된 공포와 감동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색다른 스릴러를 만들어냈다.
천주교와 무당이라는 두 가지의 대비도 흥미롭다. 미희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고 집안 곳곳에 천주교 관련 물품이 눈에 띄지만 집안의 흉한 기운을 없애기 위해 무당에게까지 손을 벌리는 미희의 모습에서는 더욱 간절함이 느껴진다. 특히 무당을 집으로 데려와 의식을 치르는 장면은 시각을 차단해 청각적인 공포를 극대화시켰다.
이처럼 다양한 요소가 섞인 ‘시간위의 집’은 이 모든 것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배우들의 호연과 신선한 스토리, 인상적인 연출이 어우러진 ‘시간위의 집’이 4월 극장가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시간위의 집’ 스틸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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