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실수 하나에 승부가 바뀌었다. 승리를 가져오는 듯했던 서울 삼성이 스스로 무너졌다. 반면 틈을 놓치지 않은 인천 전자랜드는 승리를 추가하며 4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PO와 같이 단기전 승부에서는 순간의 분위기가 경기를 지배하기도 한다. 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6강 PO 3차전도 마찬가지였다. 3쿼터 중반까지 서울 삼성은 순간의 집중력 저하로 경기의 흐름을 전자랜드에 내준 끝에 78-86으로 패배했다.
삼성은 일진일퇴의 공방전 속에서도 전자랜드와 점수 차를 유지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마이클 크레익을 내세운 삼성의 공격은 위력적이었다. 완벽하게 우위를 점하지는 못했지만, 전자랜드에 반격의 여지를 주지 않아 승리를 가져오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3쿼터 중반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3쿼터 종료 6분 45초를 남기고 전자랜드의 제임스 켈리가 덩크슛을 포함해 내리 3차례 공격을 시도해 순식간에 51-50으로 승부를 뒤집은 것. 전자랜드는 김지완과 켈리가 추가 득점에 성공해 59-50까지 앞서갔다.
삼성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당초 경기의 흐름을 내줄 장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켈리의 덩크슛이 나오기 직전 삼성은 문태영의 스틸에 이은 역습으로 쉽게 득점할 수 있었지만 이관희가 골밑 슛을 놓쳐 재역습을 허용했다. 턴오버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쉽게 넣을 슛이었던 만큼 실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삼성이 보이지 않는 실수에 완전히 무너진 것과 달리 전자랜드는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탄력을 받아 점수 차를 벌렸다. 3쿼터가 끝났을 때의 점수 차는 13점이나 벌어져 있었다. 삼성으로서는 4쿼터에 다시 한 번 반격을 펼치려 했지만, 전자랜드는 어렵게 잡은 리드를 지켜내며 승전보를 전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