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의 궁극기 '해일'이 IGS 선수들을 덮쳤고, 신드라의 폭발적인 딜링이 한 곳에 어우러지면서 3분 전까지만 해도 일방적으로 몰리던 CJ가 멋진 한 타 시너지로 짜릿한 역전에 성공했다. 대단한 플레이였고, 기막힌 역전승이었지만 CJ의 두 베테랑 '윙드' 박태진과 '퓨어' 김진선은 한 마음 이었다. 절대로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점이었다. 승강전에 살아남기 위해서 더욱 더 실수를 남발해서는 안된다는 냉정한 자기 비판이 함께 있었다.
CJ는 3일 오후 서울 대치동 아프리카TV 프릭업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LOL 챌린저스 코리아(롤 챌린저스)' 스프링 IGS와 2라운드 경기서 2-0 승리를 거뒀다. '윙드' 박태진이 리신으로 1세트 캐리모드를 발동했고, 2세트에서는 멋진 조직력으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13승째를 올린 CJ는 챌린저스 전승을 유지했고, IGS는 시즌 7패(6승)째를 당했다.
그러나 분명한 문제점이 드러난 경기였다. 13전 전승, 연승 행진을 이어나갔지만 챌린저스 결승과 승격 강등전을 앞둔 시점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 CJ 코칭스태프와 고참 선수들의 확신이었다.
▲ '윙드' 박태진, "결승 직행은 당연, 더욱 불태워야 한다"
팀의 맏형으로 정글러 '윙드' 박태진은 "결승전 직행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제일 중요한 대회가 챌코 결승전부터 승강전까지다. 결승전까지 깔끔하게 이기는 연습을 통해 더욱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현 시점의 CJ 경기력을 정리했다.
바꿔 말하면 무난하게 승리한 1세트에서도 실수가 나왔고, 라인전부터 실수가 터진 2세트와 한 타 호흡이 맞지 않았던 2세트와 같은 상황은 사실상 패배와 다름없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순간이었다.
"1세트 리신은 변수 창출을 위한 괜찮은 선택이었다. 답답한 상황이 나와도 리신으로 변수를 만들 수 있었다. 2세트는 엘리스로 할게 없는 상황이 나오니깐 불안한 상황이 나왔다. 실수하면 상대가 조금 달아나고 답답한 상황이었다. 봇 단계에서 실수가 나왔다. 연이어 타 라인전도 실수가 나오고, 봇 힘이 없어지면서 갱을 가야하는 경로 고민이 컸었다."
박태진은 라인전을 위해 강력한 챔피언을 선택하는 최근 밴픽 트렌드를 언급하면서 기본기를 철저하게 가다듬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군가는 떨어지고 올라가는 처절한 상황에서 맞서는 팀별 특징을 고려해 승강전 구도를 예상해봤다.
"실수를 줄여서 깔끔한 경기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진에어, 채우철 코치님이나 (김)진선이는 콩두와 연결되어 있다. 승강전은 너무나 중요한 경기 아닌가. 옛동료들이 있는 진에어가 내 입장에서는 편할 수 있다. 선수 전원이 바뀌지 않으면 팀의 스타일은 많은 것이 바뀌지 않는다. 진에어전은 봇과 탑이 중요하다.
콩두는 미드-탑이 중요할 것 같다. 최하위라고 해도 라인전을 해야봐야 한다. 챌코같은 라인전 구도가 나오지 않으면 기본기 부터 확실한 움직임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 죽기 살기로 해야 이길 것 같다. 노력으로 우리를 불태워야 한다."
▲ '퓨어' 김진선, "2세트 실수 아쉬워, 실수 줄여야"
김진선은 짧은 대답 가운데서도 할 말은 다 했다. 자신의 실수도 빼 놓지 않고 말이다. "상대방이 급하게 나오면서 기회를 만들 수 있었지만 실수가 많았다. 실수를 줄여야 한다."
박태진과 마찬가지로 김진선에 13전 전승, 연승 행진은 큰 의미가 없었다. 당연한 걸 축하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점과 함께 실수가 많이 나온 이번 경기를 토대로 다가오는 중요일전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승을 유지하고 있지만 딱히 좋은 건 없다. 무조건 당연하게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챌코 결승과 승강전을 실수없이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실수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승강전에서 만날 수 있는 진에어와 콩두, 내 기준으로 봇이 중요할 것 같다. 2세트 같은 실수를 줄여야 한다."
이어 김진선은 "챌린저스가 1경기 남았지만 상대가 중요한게 아니라 경기력이 더 좋아져야 하는게 관건이다. 경기력이 좋아져야 자신감이 올라간다. 극강의 경기력은 여러가지 효과가 있다. 상대 팀들에게 우리가 '강하다' '잘한다'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경기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