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귓속말', 1위 탈환 좋아할 때? 불편한 시선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4.04 10: 35

기대작이었던 '귓속말'에 대한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다. 박경수 작가와 이보영의 만남만으로도 믿고 본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던 방송 전과는 많이 달라진 양상. 그 이유는 뭘까.
지난 달 27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은 '펀치'의 이명우 PD와 박경수 작가가 다시 의기투합해 만든 드라마로, 이보영 이상윤 권율 박세영 김갑수 강신일 김해숙 등이 출연하고 있다.
이 작품은 당초 '진격'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졌지만, 박경수 작가가 거듭 시놉시스 수정을 하면서 지금의 '귓속말'로 확정이 됐다. 거대 로펌 태백을 중심으로 이상윤, 이보영이 적에서 동지가 되어 법비에 맞서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법비는 법을 악용하는 무리를 뜻한다.

이상윤은 판사에서 변호사가 된 이동준을, 이보영은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직 경찰 신영주로 열연 중이다. 두 사람은 KBS 2TV '내 딸 서영이' 이후 5년만에 재회해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지성 주연의 '피고인'에 이어 또 다시 무죄를 증명해야 한다는 무거운 소재에도 불구하고 '귓속말'은 첫 방송부터 13.9%를 기록하며 월화극 1위에 올랐다. 비록 2회에서는 MBC '역적'에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3회에서 다시 13.8%를 기록하며 1위를 탈환했다.
박경수 작가의 촌철살인 명대사가 쉴새없이 터지고, 속이 터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계속해서 직면하는 남녀 주인공들의 상황과 더불어 진범을 둘러싼 반전이 매회 펼쳐지고 있다. 특히 지난 3회에서는 강정일(권율 분)이 최수연(박세영 분)과 내연 관계일 뿐만 아니라 진범이라는 사실이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그런데 문제는 드라마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썩 좋지 못하다는 것. 60분 내내 지속되는 무거운 분위기는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을 형성하기 보다는 불편함을 자아낸다고. 또한 일부 배우들의 연기가 극 몰입도를 방해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은 답답한 현실에 통쾌한 일침을 날려주는 일명 '사이다' 드라마를 선호한다. '피고인'이 '고구마'라는 평가를 들으면서도 시청률이 날로 상승했던 이유도 다 막판에 터질 '사이다'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여기에 무거운 분위기를 상쇄시켜주는 코믹한 장면도 여럿 담겼다. 이는 시청자들이 쉽게 극에 빠져들 수 있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귓속말'은 그렇지 못하다. 분명 지금껏 많이 봐왔던 진범 찾고 누명 벗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진행 방식이 어렵고, 가끔은 작위적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신영주가 너무나 쉽게 이동준의 곁에 다가가 협박을 하는 모습 역시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평가다.
하지만 '귓속말'은 이제 3회 방송이 끝났을 뿐, 본격적인 이야기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내공 강한 작가와 연출, 배우가 만난만큼 벌써부터 실망하기는 이를 수 있다. 게다가 이제 이동준과 신영주 관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고됐기에 분위기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일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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