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고'의 무한 변칙에서도 굳건한 손주인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04 06: 11

양상문 LG 감독은 올 시즌 초 작두 탄 선수 기용으로 화제를 받고 있다. 바꿔 말하면 누군가를 '붙박이 주전'으로 칭하기 힘들 만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는 것. 하지만 2루를 지키는 손주인(34)의 입지는 튼튼할 분위기다.
LG는 지난달 31일부터 열린 넥센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개막 3연전을 싹쓸이했다. 개막전서 리드오프로 이형종을 내세웠던 양상문 감독은 2차전서 이천웅을 우익수로, 3차전서 서상우를 1루수로 '깜짝 기용'했다. 재미난 건 이들 모두 승리와 직결된 활약을 선보였다는 부분이다.
2루수 역시 변칙이 통했다. LG의 개막전 2루수는 최재원이었다. 지난해 LG가 FA(프리에이전트)로 우규민을 내보내면서 받아온 보상선수. 하지만 영입 직후부터 기대를 받은 자원이다. 양상문 감독도 스프링캠프 내내 최재원을 중용했다. 시범경기 막판, 양상문 감독은 "최재원은 올 시즌 내야 유틸리티로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6회 채태인 타석에 손주인이 대수비로 투입됐다. 손주인은 투입 직후 채태인의 땅볼을 깔끔히 처리해 병살타를 만들었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 후 "채태인이 당겨치는 타구가 많다. 이때문에 피봇 플레이가 좋은 손주인을 투입했다"라고 밝혔다.
손주인은 이후 두 경기서 모두 9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했다. 손주인은 2차전 무사 3루 상황에서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시즌 첫 타점을 올렸다. 3차전 7회 세 번째 타석에서 손주인의 '클러치' 능력이 빛을 발했다. 선두 루이스 히메네스가 2루타를 비롯해 볼넷 두 개를 묶어 만든 2사 만루 기회, 손주인은 바뀐 투수 박주현에게 중전 안타를 뽑아내며 주자 두 명을 불러들였다.
시즌 성적은 3경기 출장 타율 3할7푼5리(8타수 3안타), 3타점. LG가 올린 19점 중 3점이 그의 몫이었다. 9번 타순에서 중심 타선이 놓친 주자를 차곡차곡 홈으로 불러들인 셈이었다.
손주인은 지난해 122경기 출장 타율 3할2푼2리, 2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비록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데뷔 첫 3할이었다. 특히 9번타자로 나섰을 때는 타율 3할7푼8리, 13타점을 올리는 등 맹활약한 바 있다.
손주인의 잠재적 경쟁자였던 최재원은 개막전 이후 두 경기서 모두 교체로 투입됐다. 양상문 감독이 시즌 전 밝힌 것처럼 아직은 '백업' 역할을 벗지 못한 모습.
결국 LG의 2루는 또다시 손주인의 몫이 될 전망이다. 그가 지금처럼 '하위타선의 깡패'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면 LG의 타선은 '거를 틈'이 없어진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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