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LG의 '토종 에이스' 차우찬(30)이 베일을 벗는다.
차우찬은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 개막전에 선발등판한다. 차우찬은 LG 이적 후 시범경기 한 차례 등판이 전부다. 홈팬들 앞에서 첫 인사를 건네는 중요한 경기다.
하지만 부담스러운 요소가 몇 가지 있다. 2006년 입단 이후 11년을 뛰었던 삼성과의 만남. 게다가 투수 FA(프리에이전트) 역대 최고액인 95억 원을 받고 이적한 상황까지. 여러 모로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LG의 홈인 잠실야구장은 차우찬의 부담을 덜어줄 전망이다.
차우찬은 지난 2014시즌부터 지난해까지 잠실야구장에 총 다섯 차례 등판했다. 삼성 시절 홈구장이었던 대구 시민운동장과 라이온즈파크 다음으로 많은 기록. 차우찬은 지난 2년간 잠실야구장 등판 5경기서 3승무패,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했다. 지난 2시즌 차우찬의 성적은 55경기 등판 325.1이닝 평균자책점 4.76이었다. 비록 잠실야구장 등판 표본이 적지만 평균성적보다 훨씬 빼어났음이 드러난다.
이는 차우찬의 스타일과 관련이 있다. 차우찬은 극단적인 '뜬공형 투수'다. 그런 만큼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LG 이적은 그에게 좋은 기회다. 잠실야구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드물 정도로 외야가 넓다. 타구가 뜨면 장타 확률이 높아진다. 외야가 넓은 잠실야구장은 뜬공 투수에게 최적화된 셈.
지난 시즌 차우찬의 땅볼/뜬공 비율은 0.95(146/154)였다.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 16명 중 5위. 땅볼/뜬공 비율 1위(2.00) 메릴 켈리(SK)와 비교하면 차우찬의 뜬공 비율이 높다는 게 드러난다.
실제로 차우찬은 잠실야구장에서 장타 억제에 성공했다. 차우찬의 최근 두 시즌 피홈런은 단 두 개, 피장타율은 0.432. 2년간 200이닝 이상 던진 선발투수 27명 중 16위로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잠실야구장에서는 달랐다. 차우찬의 지난 두 시즌 잠실야구장 피장타율은 0.336으로 낮았다. 2016시즌 강한울(당시 KIA)의 장타율이 0.336이었다. 바꿔 말하면, 잠실야구장에서 던진 차우찬을 상대한 타자는 '평상시 강한울'만큼의 장타를 때려냈다는 의미다.
차우찬은 잠실야구장에서 홈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네며 '개막 4연승'을 선물할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던 잠실야구장이 무대라는 점은 부담을 한결 덜 수 있는 긍정적 요소다. /ing@osen.co.kr
[사진] LG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