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개막 3연전에서 고육지책으로 구성해야 했던 영건 선발진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롯데 영건 선발진의 순조로운 시작과 흐름을 위해선 마지막 단계가 남아있다. 사실상의 ‘토종 에이스’ 박세웅(22)이 마지막 단추를 꿰기 위해 나선다.
박세웅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다.
박세웅은 지난해에도 홈 개막전의 선발 투수로 나섰다. SK 와이번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6⅓이닝 2피안타 1볼넷 1사구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이로써 박세웅은 2년 연속 홈 개막전 선발 투수의 중책을 맡게 됐다.
롯데는 외국인 투수의 시즌 전 이탈로 인해 선발 로테이션 구상이 꼬였다. 송승준의 빠른 회복과 노경은의 존재가 있기는 했지만 이들이 선발진을 제대로 지탱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었다. 영건 중에는 김원중이 가능성을 줄곧 보였지만 시즌에 들어섰을 때 어떤 결과를 낼 지는 미지수였다. 계산은 쉽지 않았고, 미덥지 않은 부분들도 많았다. 일단 선발진에서 믿을 수 있는 선수는 3년차 브룩스 레일리 밖에 없었다.
결국 롯데는 NC 개막 3연전 레일리-김원중-박진형의 선발진을 내세웠다. 풀타임 선발 경험이 전무한 20대 초반의 젊은 투수 2명이 개막 시리즈의 중책을 떠맡았다. 내심 기대는 했지만 불안함 투성이의 선발진 구성이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개막전 레일리가 5⅓이닝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쓴 것에 반해, 김원중과 박진형이 ‘사고’를 쳤다. 김원중은 2차전 5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로 NC전 15연패 탈출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3차전의 박진형은 3⅔이닝 2실점으로 중반의 위기를 넘지 못하고 조기 강판 당했지만 7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초반 NC 타자들의 기세를 누그러뜨렸다. 벤치의 빠른 승부수였을 뿐, 투구 내용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결국 김원중과 박진형, 두 명의 영건 선발진이 롯데의 개막시리즈 첫 단추를 무사히 꿰어냈다.
그리고 영건 선발진의 마지막 단추를 꿰어야 할 임무가 박세웅에게 주어졌다. 박세웅은 사실상 롯데의 토종 에이스다. 지난해 풀타임 선발 경험을 발판 삼아 올해는 토종 에이스로 신분이 격상됐다. 선발 순번은 4번째이지만, 이는 홈 개막전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한 로테이션 조정이었다.
또래의 선발진 두 명이 앞선 2경기에서 호투를 펼친 것이 박세웅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박세웅이 다시 한 번 호투를 펼쳐주기만 한다면, 우선 상위 4명의 선발진이 순조로운 출발을 하는 셈이다.
김원중-박진형-박세웅이라는 영건 선발진이 풀타임으로 로테이션을 돌기에는 다소 무리일 수 있다. 다만, 박세웅마저 호투를 펼친다면 적임자를 고르는 것조차 힘들었던 선발 로테이션이 영건들로 구색을 갖추고 돌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게 된다. 기대치 않았던 영건진이 3경기 연속 호평을 받을 경우 팀 분위기 자체도 달라질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이 팀에 승리를 안겨 베테랑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초반의 상승 무드를 이어가는 배경이 생긴다.
박세웅에게 얹어진 짐이 다소 많지만, 지난 시즌부터는 감당해야 했던 부분이었다. 박세웅 특유의 승부욕이 발휘된다면 영건 선발진의 마지막 단추도 무사히 꿸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박세웅은 지난해 넥센전 3경기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50(18이닝 9자책점) 18피안타(2피홈런) 7볼넷 15탈삼진의 성적을 남긴 바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