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DMZ'에서 발견한 이민호라는 가치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4.04 06: 49

이민호가 미지의 땅 비무장지대(DMZ)에서 1년 6개월 간의 극한 체험에 나섰다. 
3일 방송된 MBC 'DMZ 더 와일드'에서는 배우 이민호가 프리젠터로 나섰다. 내레이션 뿐만 아니라 촬영 스태프들과 어우러져 촬영까지 자처한 이민호는 1년 6개월 동안 제작진과 동고동락하며 DMZ의 신비하고 아름다운 생태계를 카메라에 담았다.
그 누구도 강요한 극한 체험은 아니었다. 무보수로 프리젠터로 참여, 재능기부에 나선 이민호는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끼니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극한의 땅 DMZ에서 오로지 생태계를 제대로 전달하겠다는 열의에 불탔다.

괭이갈매기가 주인으로 점령해버린 섬에서 배설물을 맞는 것은 기본, 멧돼지를 관찰하기 위해 꽁꽁 얼어버린 삼각김밥을 주섬주섬 먹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산양을 촬영하기 위해 영하 20도 속에서의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았고, 1000m에 육박하는 산길을 오르내리며 촬영에 집중했다. 이민호에게 DMZ는 "대한민국에서 만난 최악의 촬영지"였다. 
이런 이민호의 노력 끝에 카메라에 담긴 DMZ의 생태계는 기대 이상이었다. 인간의 발이 닿지 않은 땅, 미지의 DMZ 생태계에도 그들만의 규칙은 있었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아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했지만, 한겹 들춰보면 DMZ에 사는 동물들도 저마다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최상위 포식자가 된 멧돼지는 동족을 잡아먹거나, 독이 가득한 뱀을 뜯어먹기도 했다. 고라니들도 생존 경쟁 끝에 참혹한 시체로 발견되기 일쑤였다. 
프롤로그지만 DMZ의 다양한 생태계 자원은 시청자들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었다. 프리젠터로 나선 이민호는 직접 DMZ 내 생태계를 체험한 만큼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들로 1시간 내내 다큐멘터리를 보는 재미를 높였다. DMZ 내를 누비고 다니는 이민호의 화보를 방불케하는 비주얼 역시 'DMZ 더 와일드'를 보는 또다른 재미였다. 
늘 최고의 자리에서 대접만 받을 것 같은 이민호의 고군분투는 'DMZ 더 와일드' 본편을 더욱 기대케 하는 관전 포인트였다. 제작진이 찍어온 영상을 보고 내레이션만 맡은 것이 아니라, 제작진과 살을 부비며 DMZ에서 함께 생활하고, 동물들과 함께 호흡하는 이민호의 모습은 생경하면서도 매력적이었다. 
과연 이민호가 전할 1년 반 동안의 DMZ의 생태계는 어떤 모습일까. 인간이 손길이 닿지 않은 미지의 땅 비무장지대에는 어떤 생태계의 법칙이 숨어있을까. 알지 못했던 DMZ 생태계의 신비에 놀라고, 이민호에게 반했다. 이민호의 의미있는 극한 체험이 과연 시청자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할지, 보석 같은 DMZ의 생태계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mari@osen.co.kr
[사진] MBC 'DMZ 더 와일드'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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