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에 대한 집념 때문에 울었다."
현대캐피탈은 3일 인천 계양체육관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 5차전서 대한항공에게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06-2007시즌 이후 10년 만의 우승. 큰 경기에서 약했던 문성민은 챔피언결정 2차전부터 살아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문성민은 챔피언결정전 종료 직후 MVP에 선정되며 겹경사를 누렸다. 그는 인터뷰실에 들어온 직후 "많이 울었다. 운동 시작하면서 강해지기 위해 울지 않았는데 나이 들어서 그런가 눈물부터 나더라"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우승 소감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시즌 준비하면서 각자 굉장히 많은 희생을 했다. 그러면서도 서로 배려를 했다"라며 "시즌을 거듭하면서 그 조그마한 것들이 모여 큰 힘이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3세트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한 대니에 대해서도 "끝까지 해준다는 그 각오가 선수들에게 자극이 됐다. 그 덕에 마지막에 웃을 수 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눈물의 이유에 대해서는 "챔피언결정 1차전 때부터 혼자 생각이 많았다. 좋은 모습 못 보여서 감독님, 선수들에게도 미안했다. 그런 것들이 올라온 것 같다"라며 "우승에 대한 집념이 강했기 때문에 감정이 확 올라왔다"라고 설명했다.
문성민은 우승이 확정된 직후 최태웅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그는 "감독님이 시즌 내내 믿음을 주셨다. 그러나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한 때가 많아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라며 "제일 고생하신 건 감독님이다. 그래서 달려갔다"라고 밝혔다.
최태웅 감독은 1차전 직후 "현대캐피탈이 우승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문성민의 부진이다"라며 "그가 큰 경기 징크스를 깨길 바란다"고 질책했다. 문성민은 이에 대해 "감독님과 1차전 직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선수들과도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문성민은 "1차전 때는 부담감을 가져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이 많았다. '내가 어떻게든 처리해야겠다'라는 부담감이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2차전 때부터 최태웅 감독과 면담, 선수들과 대화로 그걸 떨쳐냈다. 그가 생각하는 1차전과 나머지 경기의 차이는 '마음 편히 먹기'였다. 그는 "문성민에게 최태웅이란"이라는 질문에 "롤 모델이자 무서운 형"이라고 답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MVP 소감에 대해서는 "스포트라이트를 혼자 받는 것 같아 미안하다"라며 "다른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는 거다. 내가 받긴 했지만 사실 팀이 받은 거라고 생각한다. 상금도 선수들을 위해 쓰겠다"라고 밝혔다.
문성민은 앞으로 계획에 대해 "현대캐피탈은 스피드 배구, 토털 배구다. 그 색깔을 더 확실히 입히기 위해 노력을 하겠다"라며 "우승 경험을 더해 지금보다 더욱 강해지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ing@osen.co.kr
[사진] 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