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우승에는 또 한 번 실패했다. 하지만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올 시즌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3일 인천 계양체육관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현대캐피탈에 1-3으로 무릎꿇었다.
'주포' 미차 가스파리니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1점(공격 성공률 51.85%)으로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대한항공은 창단 첫 우승의 기회를 또 한 번 뒤로 미루게 됐다.
경기 후 만난 박기원 감독은 "현대캐피탈의 우승을 축하한다. 챔피언결정전서 기술, 실력 모두 우리보다 나았다"며 치하를 먼저 전했다. 이어 그는 "현대캐피탈의 수비가 워낙 대단했다"라고 진심으로 박수를 보냈다.
이어 그는 "아쉬웠던 점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모든 배구인들은 우리의 우승을 예상했다.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박기원 감독은 정규리그를 만족스럽게 돌아봤다. 그는 "정규시즌을 치르는 동안 선수들이 내 생각보다도 정규시즌을 잘 버텨줬다. 내가 준비한 것보다 잘해줬다는 의미다"라며 "내가 감독생활을 오래했지만 가장 빨리 흘러간, 그리고 가장 재밌던 시즌이었다. 엄청 즐긴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그가 꼽은 올 시즌 대한항공의 소득은 프로 문화 장착이었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책임감 있는 행동을 주문했다. 그게 잘 정착된 것 같다"라며 "한국에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간의 대화가 부족하다. 그 문이 조금씩 열리는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ing@osen.co.kr
[사진] 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