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3] 문성민과 최태웅 감독의 의리, 우승을 만들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03 21: 29

현대캐피탈의 '에이스' 문성민(31)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날아올랐다.
현대캐피탈은 3일 인천 계양체육관서 열린 대한항공과 '2016-2017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 5차전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하며 정상에 올랐다. 2006-2007시즌 이후 10시즌 만의 우승이었다. '주포' 문성민은 23점을 올리며 우승에 앞장섰다.
문성민은 올 시즌 정규리그 739득점으로 전체 6위, 토종 선수 1위에 올랐다. 공격 성공률도 54.62%로 김학민에 이어 2위. 서브 에이스도 세트 당 평균 0.51개로 미차 가스파리니 다음 2위였다. 올 시즌 도중에는 토종 선수 최초로 700득점 고지를 넘었다. 명실상부 현대캐피탈을 챔피언결정전까지 이끈 최고의 공격수였다.

하지만 문성민은 그동안 '큰 경기 징크스'에 시달렸다. 문성민은 2010-2011시즌을 앞두고 현대캐피탈에 입단했다. 그럼에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정규리그 MVP에 올랐던 지난 시즌도 마찬가지. 문성민은 챔피언결정전서도 4경기 46득점으로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번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도 마찬가지. 문성민의 부진이 현대캐피탈의 발목을 잡았다. 문성민은 1차전 9득점(공격 성공률 38.09%)으로 부진했고 현대캐피탈은 0-3으로 완패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팀을 이끌었던 문성민 탓에 큰 경기 쐐기를 박지 못한 것. 1차전 종료 후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현대캐피탈이 중요한 경기에서 좌절했던 건 결국 문성민이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며 "본인 배구인생을 위해서라도 꼭 극복해야 한다"며 따끔하게 조언했다.
2차전, 문성민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6점으로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최태웅 감독이 "그동안 (문)성민이에게 너무 모질었던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두 남자의 감동 스토리는 배구팬들의 마음을 자극했다.
이후 문성민은 펄펄 날았다. 3차전, 팀은 패했지만 그는 30득점(공격 성공률 60%)을 올렸다. 4차전 27득점(공격 성공률 67.65%)으로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선보이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선수 인생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 붙던 큰 경기 울렁증을 극복한 모습이었다. 5차전에서도 문성민의 활약여부가 우승팀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문성민은 가장 중요한 5차전, 완전히 징크스를 떨쳤다. 특히 세트 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서 펄펄 날았다. 문성민은 3세트 서브 에이스 한 개 포함 8득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50.00%.  4세트도 문성민의 활약은 이어졌다. 15-12로 앞선 상황. 문성민은 신영수의 퀵 오픈을 가로막았다. 이후 그는 승리를 직감이라도 한 듯 웜업존에 있던 선수들과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1차전 종료 후 최태웅 감독이 당부한 것처럼 '스스로 극복'에 성공한 것. 현대캐피탈 세 번째 우승의 주역은 단연 약점을 극복하며 '완전체'로 거듭난 문성민이었다. 
문성민은 경기 후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되며 겹경사를 누렸다. 총 29표 중 무효표 2장, 대니 1장을 제외한 독식이었다. 완전체 문성민의 위엄이었다. /ing@osen.co.kr
[사진] 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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