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첫 승’ 오승환, “마르티네스에게 미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4.03 16: 27

시즌 개막전에서 씁쓸함을 남긴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승리를 날린 선발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오승환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시즌 개막전에 등판했으나 아쉽게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위기의 8회를 잘 넘겼지만 9회 아웃카운트 두 개를 남겨두고 실책성 플레이와 동점 3점 홈런으로 블론세이브의 멍에를 썼다. 다만 팀이 9회 끝내기 승리를 거둬 시즌 첫 승의 행운도 안았다.
1-0으로 앞선 8회 1사 1,2루 상황에서 선발 마르티네스에게 바턴을 이어받은 오승환은 슈와버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줘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브라이언트와 리조를 차례로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하고 절대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9회 조브리스트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고, 헤이워드의 땅볼 때 1루수 카펜터가 실책성 플레이로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1사 1,2루 위기에 닥쳤다. 오승환은 결국 콘트라레스에게 좌월 동점 3점 홈런을 맞고 세이브 기회를 날렸다. 오승환은 강판하지 않고 나머지 두 타자를 모두 처리하고 9회를 마쳤다. 그 덕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오승환은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팀이 승리한 것에 대해 신에게 감사드린다”고 안도한 뒤 “하지만 카를로스(마르티네스)에게는 정말 미안하다”며 자신의 동점 허용 탓에 시즌 첫 승을 날린 마르티네스에 대한 심정을 드러냈다.
MLB.com은 이날 매시니 감독이 전통적인 불펜 운영보다는 가장 믿을 만한 선수에게 위기 상황을 맡기는 자신 특유의 전략을 썼다고 평가했다. 매시니 감독은 지난해부터 이런 쪽으로 불펜 전략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첫 경기에서 잘 먹히지 않았다고 총평했다.
다만 매시니 감독은 “오승환은 경기 막판에 우리가 공을 건넬 수 있는 투수”라면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매시니 감독은 4일이 휴식일이고, 5·6일 경기를 치르면 다시 휴식일이 있는 일정을 고려해 오승환의 멀티 이닝 투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승환의 38구는 MLB 진출 후 개인 최다 투구였으며 1⅔이닝 세이브 도전은 두 번째였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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