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일."
꾸준함의 대명사 유소연이 32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 갈증을 메이저대회에서 해소했다. 유소연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어 코스(파72)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 4라운드서 버디 4개를 잡아내며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렉시 톰슨(미국)과 연장전에 돌입했다. 유소연은 연장 첫 번째 홀서 버디를 낚으며 오래도록 기다렸던 우승을 확정했다.
유소연은 이번 우승으로 지난 2014년 8월 캐나다 퍼시픽 여자 오픈 이후 약 32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4번째이자 2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유소연의 우승은 경쟁자 톰슨의 치명적인 실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2번홀까지 단독 선두를 질주하던 톰슨은 전날 3라운드 17번홀서 볼을 잘못 놓은 것에 대한 2벌타, 스코어카드를 잘못 적은 것에 대한 2벌타 등 총 4벌타를 받았다. 불굴의 집중력으로 연장전까지 갔지만 끝내 눈물을 삼켰다.
유소연은 우승 확정 후 인터뷰서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난 리더보드를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톰슨이 정말 경기를 잘해 그런 불행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난 뒤에서 내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고 우승 비결을 밝혔다.
톰슨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고의가 아니었다"면서 "이번 일로 한층 강해진 것 같다"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dolyng@osen.co.kr
[사진] 랜초미라지(미국 캘리포니아)=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