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유동근→신구→김영철, 주말극 이끄는 '아버지'의 눈물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4.03 09: 56

유동근부터 김영철까지, KBS 주말극을 이끄는 '아버지'의 힘이 크다.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주말극은 '아버지가 이상해'. 타이틀에서 예상할 수 있듯 평생을 가족밖에 모르고 살아온 아버지 한수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한수 역은 시청자에게도 친숙한 배우 김영철이 맡아 애끓은 부성애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한수에게는 개성 넘치는 4남매가 있는데 독립을 선언한 큰딸 혜영(이유리 분)부터 믿음을 저버리고 뒷통수를 친 장남 준영(민진웅 분)과 뒤늦게 아들이라며 찾아온 중희(이준 분)까지, '아버지가 이상해'가 아닌 '자식들이 이상해'라고 불러도 무리가 아닐 정도다. 

이처럼 가족 내 흔들리는 아버지의 이야기의 중심축이 되는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버지가 이상해'의 바로 전작인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역시 이보다 비중은 적지만 월계수 양복점을 이끌어가는 주인 이만술(신구 분)의 이야기가 그려진 바 있다.
극중 만술은 나이 때문에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인물로, 양복점을 아들 동진(이동건 분)에게 맡기고 홀로 여행을 떠났고, 이후에는 아내 곡지(김영애 분)와 함께 시골로 내려가 여생을 즐겼다. 특히 자식들이 방황하고 헤맬 때에도 늘 한 걸음 물러서 있다가 중요한 순간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고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북돋는 모습이 여태까지 그려진 가장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특히 "다행스럽게도 난 보는것만 잃어 가고 있다. 내게는 아직 든든한 다리와, 세상을 듣는 귀와,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하자, 나는 최국주의 남편이고 동진이와 동숙이의 애비이고, 무엇보다 두 발로 이 세상을 버티고 있는 양복쟁이 이만술이 아닌가"와 같은 대사는 드라마의 명대사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가장들의 이야기를 있게 한 원조는 '가족끼리 왜이래'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엔 아버지 순봉(유동근 분)가 자식들에게 '불효 소송'을 건다는 파격적인 내용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숨겨진 아버지의 뜻이 전해지며 많은 감동을 안겼다. 
무엇보다 시한부를 선고받은 순봉이 가족들을 위해 이를 숨기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자식들이 점차 회개하는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도 뜻깊은 가르침을 남기기도 했다. 
본디 '황금 시간대'라 불리는 KBS 주말극은 막장 같은 로맨스나 장르물 같은 스릴도 없지만 꾸준히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누리며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자극적인 재미보다는 아버지의 이야기처럼 공감할 수 있는 감동과 눈물이 있기 때문 아닐까.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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