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조지 브렛, '실패'와 맞서서 일군 3000안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4.03 10: 24

"3000개의 안타보다, 7000개의 아웃이 더 가치 있는 기록이다. 그 기록이 나를 만들었다."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시즌 3번째 맞대결이 열린 2일 창원 마산구장. 한 백발의 외국인이 NC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이날 시구자로 예정된 메이저리그의 레전드 조지 브렛(64)이었다.
브렛은 지난 1971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2라운드 전체 29순위로 지명돼 1973년부터 199년까지, 21년간 '로열스 맨'으로 활약했다. 우투좌타의 3루수로 통산 타율 0.305, 3154안타, 317홈런, 665 2루타, 137 3루타, 1595타점, 201 도루 등 타격 전부문에 있어 고른 플레이를 펼쳤다. 통산 타율 3할에 3000안타, 그리고 300홈런을 모두 기록한 선수는 브렛을 포함해 단 4명 뿐이다. 그의 등번호였던 5번은 영구 결번이 됐고 캔자스시티에서는 그 누구도 달 수 없는 번호가 됐다.

NC와 조지 브렛의 인연은 올해부터 시작됐다. NC가 2차 스프링캠프를 브렛 가(家)가 소유한 마이너리그 구단인 랜초쿠카몽가 퀘이크의 구장을 이용하면서 NC와 연을 맺게 됐고, 사업차 한국을 방문한 브렛에게 NC 구단이 시구를 요청하면서 이날 마산구장 방문이 이뤄졌다.
시구를 하기 전 NC 덕아웃에 들어서서 취재진과 마주한 브렛은, 현역 시절 자신의 야구관을 설파했다. 현재 현역에 있는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조언들을 언급했다. 
현역 시절 브렛은 열정적이었고, 허슬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때로는 다소 과한 행동이 나올 때도 있었지만, 승부욕이라고 볼 수 있었다. 브렛은 이러한 승부욕과 열정으로 그라운드에서 우뚝 섰다.
브렛은 "나는 모든 경기에서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고 싶었다. 그리고 그 누구도 나보다 경기를 즐기는 선수가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 내가 경기를 지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승부욕과 열정은 그라운드에서의 집중력을 만들었고, 그라운드의 리더이자 최고의 선수가 됐다. 브렛의 열정과 승부욕은 그가 활약하던 시기 캔자스시티를 강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캔자스시티가 기록한 유일한 월드시리즈 우승도 브렛이 전성기를 누리던 1985년에 기록했다. 
그러나 최고의 선수가 되는 과정의 중요성도 브렛은 무시하지 않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와 비슷한 의미의 조언이었지만, 브렛이 직접 야구에 빗대어 말한 과정은 힘 있게 와닿았다. 그는 실패를 더 가치 있는 기록으로 쳤다.
브렛은 현역시절 가장 애착이 가는 기록에 대한 질문에 "3000안타 기록이 가장 애착이 간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말을 한다. 3000안타를 기록하기 위해선 7000개의 아웃이 있어야 햇다. 그렇기에 7000개의 아웃이 더 가치 있는 기록이다. 그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며 말했다. 실제로 브렛은 10349타석에 들어섰기에 7195개의 아웃을 당했다. 
야구인들은 '10번 중 7번 실패해도 성공하는 것이 야구다'고 말한다. 다만, 이 실패를 어떻게 다스리느냐가 중요하다. 브렛은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두려움 없이 또 다른 실패를 경험하러 타석에 들어섰고 직접 맞섰다. 브렛의 열정과 투쟁심이 전하는 메시지는 시대를 넘어서도 통용되는 것이었다. /jhrae@osen.co.kr
[사진] 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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