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의 모든 화제는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에게 몰렸지만, 최후에 웃은 자는 애리조나였다.
애리조나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끈질긴 추격전을 벌인 끝에 6-5, 9회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애리조나는 선발 잭 그레인키가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무난한 내용을 보였다. 9회 올라온 페르난도 로드니의 난조가 아쉬웠지만 타선이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다. 타선에서는 매티스와 폴락이 중요한 순간마다 한 방을 터뜨리는 등 3안타씩을 기록했고 골드슈미트도 2안타를 보탰다. 끝내기 안타를 친 오윙스도 멀티히트. 9회에는 2사 후 연속 4안타를 치는 집중력으로 상대 마무리인 멜란슨을 무너뜨렸다.
샌프란시스코로서는 범가너의 진가에 만족해야 했다. 5회까지 애리조나 타선을 퍼펙트로 틀어막는 등 7이닝 동안 3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불펜 난조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으나 타석에서는 연타석포를 터뜨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MLB 역사상 개막전에서 투수가 홈런 2개 이상을 터뜨린 것은 범가너가 처음이다.
타선에서는 범가너 외에 어깨 통증에서 돌아온 누네스가 3안타를 기록했고, 스팬과 크로포드도 2안타를 보탰다. 패닉은 9회 결정적인 3루타를 터뜨렸다. 그러나 불펜이 또 말썽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4년간 6200만 달러 계약을 주고 데려온 특급 마무리 마크 멜란슨은 5-4로 앞선 9회 2사 후 연속 4안타를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해 고개를 숙였다.
경기 초반은 범가너의 역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샌프란시스코가 기세를 잡았다. 샌프란시스코는 2회 선두 누네스의 안타와 도루로 만든 1사 3루에서 패닉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추가점은 범가너의 몫이었다. 5회 선두타자로 나선 범가너는 그레인키의 92마일(148㎞)짜리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샌프란시스코는 6회 1사 후 크로포드의 2루타와 누네스의 적시타를 묶어 3-0으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애리조나도 만만치 않았다. 6회 1사 후 매티스가 2루타+실책성 3루타를 터뜨리며 범가너의 퍼펙트를 저지한 애리조나는 이후 아메드의 적시타와 폴락의 중월 동점 2점 홈런에 힘입어 멀게 보이던 3점을 단번에 따라잡았다.
샌프란시스코는 7회 범가너가 다시 솔로포를 터뜨리며 1점을 앞서 나갔으나 8회부터 가동된 불펜이 말썽을 일으켰다. 애리조나는 8회 선두 폴락과 오윙스가 바뀐 투수 로를 상대로 나란히 안타를 치고 나갔고, 골드슈미트가 좌전 적시타를 만들어내며 동점에 성공했다. 다만 샌프란시스코는 세 번째 투수 블래치가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후속타를 봉쇄해 역전을 내주지는 않았다.
그러자 샌프란시스코는 9회 선두 패닉이 애리조나 6번째 투수 로드니를 상대로 백스크린을 맞히는 큼지막한 3루타를 쳤고 대타 길라스피가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다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스팬의 안타, 벨트와 펜스의 연속 볼넷으로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기사회생한 애리조나는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끝내기 승리를 만들었다. 2사 후 매티스의 2루타, 데스칼소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폴락의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3루에서 오윙스가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경기를 끝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위) 끝내기에 환호하는 애리조나 (아래) 폴락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