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9·볼티모어)의 2016년 개막전은 그다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다. 경기에서 못해서 그런 게 아니다. 개막 공식 행사에서 받았던 야유 때문이다.
당시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팀과 팬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 이에 구단은 트리플A행을 권유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활용해 결국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몇몇 볼티모어 팬들에게는 삐딱하게 보일 수도 있었다. 지난해 개막전 당시 홈팬들 앞에서 첫 선을 보인 김현수는 야유를 들어야 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를 것이다. 김현수는 경기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올해는 팀의 리드오프 후보 중 하나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의 생각도 같다. 쇼월터 감독은 3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선’ 등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야유를 들었던 김현수지만, 올해는 더 나은 환대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쇼월터 감독도 지난해 야유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쇼월터 감독은 “내 생각에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있을 것 같다. 어떤 부분은 이해되는 것도 있었고, 어떤 부분들은 그들(팬들)이 좀 더 현명해져야 한다고 생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개막전 이후 많은 것을 해냈다. 내 생각에 팬들도 이를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이어 쇼월터 감독은 MLB 2년차를 맞이하는 김현수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쇼월터 감독은 “팬들은 김현수가 좋은 선수이며,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이자, 좋은 시즌을 보낸 것을 봤다. 이제는 그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다”라면서 “어쨌든 그는 다른 반응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시선을 잃지 않았다.
올해 시범경기 24경기에서 타율 2할7푼1리, 출루율 3할5푼3리를 기록하며 무난한 예열을 알린 김현수는 4일 홈구장인 오리올파크에서 열릴 토론토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2017년 일정을 연다. 이날 토론토 선발은 우완 마르코 에스트라다로 예정되어 있어 김현수의 선발 출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리드오프로 출전할지도 관심사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