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흥행 전선에 적신호가 커졌다.
지난달 31일 개막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의 주말 3연전 출발이 좋지 않다. 개막 시리즈는 겨우내 야구에 목말라한 팬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무대로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 개막 시리즈 평균 관중은 전년 대비 16.3% 감소하며 기대를 밑돌았다.
올해 개막 시리즈 15경기의 총 관중은 19만4941명으로 평균 1만2996명이었다. 지난해 개막 시리즈 총 관중은 18만6432명으로 올해보다 적지만, 우천 취소된 게 3경기 있었다. 평균 관중은 1만5536명으로 올해보다 2540명이 많다. 개막 시리즈만 비교하면 전년 대비 16.3% 관중 감소율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12경기 중 4경기가 매진됐다. 잠실 LG-한화전이 2경기 연속 2만6000석이 가득 들어찼고, 마산 NC-KIA전도 2경기 만원관중을 이뤘다. 그런데 올해는 15경기 중 마산 NC-롯데전만 2경기 매진됐을 뿐, 나머지 4개 구장에선 매진이 한 번도 없었다. 관중점유율도 74.3%에서 62.6%로 뚝 떨어졌다.
두산-한화가 맞붙은 잠실 3연전에서 총 6만4214명으로 평균 2만1450명이 찾아왔지만 한 번도 매진은 없었다. 삼성-KIA의 대구 3연전이 평균 1만2658명으로 그 다음이었지만 개장 첫 해였던 지난해 2만2173명에 비해 9515명이 감소했다. 전년 대비 42.9% 관중 감소율.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이 이어온 17년 연속 홈 개막전 매진 행진도 깨졌다. SK-kt전이 치러진 문학 3연전이 평균 1만1709명으로 뒤를 이었다.
'낙동강더비'로 이대호의 복귀가 관심을 모은 마산 NC-롯데전은 매진이 두 차례 있었지만 1만1000석에 불과한 수용인원의 덕을 봤다. 오히려 이대호 효과에도 개막 둘째 날 9596명으로 매진에 실패한 게 아쉽다. 고척 넥센-LG전은 평균 8677명으로 유일하게 평균 관중 1만명을 넘지 못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고척돔 개장 첫 해였던 지난해 개막 3연전 평균 관중 1만1327명보다 23.4%가 감소한 것이다.
이 같은 흥행 부진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개막전부터 전국적인 비로 궂은 날씨의 악영향을 받았지만 변명거리가 될 순 없다.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척돔이 인기구단 LG의 방문에도 관중동원이 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조기 대선 정국, 극심한 미세먼지로 어지러운 정치·사회적인 분위기도 있겠지만 야구 내적인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개막 시리즈 흥행 실패는 KBO리그에 경고등과 같다. 지난달 서울 고척돔 안방에서 치러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조기 탈락의 무기력한 경기와 태도 논란으로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긴 데 이어 선수협의 메리트 요구 논란이 터져나오며 팬심이 싸늘하게 식었다.
지난해 KBO리그는 역대 최다 총 833만9577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올해는 그보다 많은 878만6248명을 목표 관중으로 설정하며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개막 3연전 흥행 성적은 저조하다. KBO리그 전체가 위기감을 갖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