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고+신바람' LG는 진화한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4.03 06: 06

 2017시즌 LG의 출발이 심상찮다. 넥센과의 개막 3연전을 싹쓸이한 LG는 단순히 승리 뿐만 아니라 준비 과정과 경기 내용이 눈길을 모은다. '양파고' 양상문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이 돋보이고, 리빌딩으로 성장한 젊은 선수들이 '신바람 야구'를 재현할 기세다.
개막 3연전에서 LG는 양파고의 위력과 신바람 야구로 1~3선발이 줄줄이 나선 넥센 상대로 거침없는 3연승을 거뒀다.
'양파고' 양상문 감독의 용병술이 신들린 듯이 적중했다. LG는 엇비슷한 실력의 야수들이 많다. 양 감독은 2번 오지환-3번 박용택-4번 히메네스만 고정시키고 나머지 타순은 그날그날 상대 투수, 타자들의 타격감 등을 고려해 타순을 짰다.

1차전 넥센 좌완 벤헤켄 상대로 우타자 이형종의 톱타자 기용, 2차전 넥센 우완 션 오설리반 상대로 좌타자 이천웅의 우익수 기용, 3차전 넥센 사이드암 신재영 상대로 좌타자 서상우의 1루수 기용 등은 모두 적중했다. 양상문 감독은 "외야수들이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좋아 돌아가며 기용했다"고 말했지만, 경기마다 포인트를 준 젊은 타자들이 결정적인 홈런과 장타로 경기를 풀어갔다.
개막전 6회 채태인의 타석에 2루수 자리에 손주인을 대수비로 내보내자, 손주인이 병살타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양 감독은 "채태인이 당겨 치는 타구가 많아 피봇 플레이가 좋은 손주인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감독이 뛰어난 작전을 짜고, 다양한 라인업을 꾸려도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한다.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해내지 못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한다.
리빌딩 과정으로 확실한 주전이 없이 선수층이 두터워진 LG는 내부 경쟁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외야 라인은 우타자 문선재-이형종-채은성, 좌타자 임훈-김용의-이천웅으로 2가지 라인업을 꾸릴 수도 있다.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제 각각 눈도장을 받기 위해 치열하다. 내야진에도 최재원, 양석환, 서상우 등이 항시 대기 중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리빌딩, 가을야구를 통한 자신감까지 생긴 젊은 선수들은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베스트 9을 확정해서 주전 위주로 시즌을 치르는 방법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⅔~⅓씩 나눠서 출장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내보내 골고루 출장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엔트리에 있는데 경기를 못 뛰는 선수가 많으면 팀이 활력을 잃는다"고 설명했다.
LG는 투수력이 좋으나 상대적으로 타선은 거포가 없어 약하다는 평가다. 두산의 대항마로 KIA가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파고의 계산과 젊은 선수들의 신바람이 개막부터 좋은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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