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치 않은 컷오프를 당한 박병호(31·미네소타) 사건이 이제는 그의 팀 내 미래 전망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그만큼 박병호의 트리플A행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심지어 한 컬럼니스트는 이번 사태가 박병호를 보는 미네소타의 시선을 단적으로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박병호를 전력 구상에서 제외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네소타는 분명히 케니스 바르가스를 팀의 지명타자로 생각하고 있으며, 곧 콜업할 것으로 보이는 또 하나의 야수는 박병호가 아닌, 바르가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네소타 스타-트리뷴의 미네소타 담당기자인 패트릭 르세는 3일(한국시간) 위노나데일리뉴스에 기고한 컬럼에서 이번 박병호 사태와 앞으로의 전망을 다뤘다. 르세는 박병호가 구단 수뇌부의 정치적인 결정에서 로스터 제외라는 비운을 맛봤으며, 구단은 박병호보다는 바르가스를 더 비중 있는 선수로 보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르세는 박병호의 25인 로스터 제외가 결정된 뒤 팀의 클럽하우스가 혼란스러웠다면서 폴 몰리터 감독은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 바쁜 하루를 보냈다고 떠올렸다. 이어 르세는 “데릭 팔비(미네소타 야구부문 사장)의 정치적인 코멘트는 이미 예상이 됐던 일”이라고 했다. 팔비 사장은 박병호가 포지션 경쟁에서 패한 것은 아니며, 단지 투수 13명을 활용하려는 로스터 전략상 제외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르세는 팔비 사장의 ‘변명’을 그대로 믿는다고 하더라도 의구심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르세는 “팔비와 그의 새로운 프런트는 박병호를 지난 2월 3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이는 장부상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박병호가 개막 로스터의 유력한 후보자로 고려되지 않았고, 또한 그의 미래에도 그렇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르세는 “케니스 바르가스와 박병호의 1루 및 지명타자 경쟁은 결코 열린 경쟁이 아니었다. 바르가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라면서 “하지만 바르가스는 WBC에 푸에르토리코 대표로 출전해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 앉아 있는 큰 실수를 저질렀고 팀에 돌아와서는 파울 타구에 발을 맞는 더 나쁜 일도 있었다”고 지난 한 달을 되돌아봤다.
르세는 “미네소타가 8명의 불펜 투수로 시즌을 맞이하는 것은 바르가스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미네소타가 개막 25인 로스터라는 작은 그림보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르세는 “새로운 미네소타는 2017년 지명타자에 대한 최종 결론으로 바르가스를 지켜보고 있다”고 단언했다.
르세는 8명의 불펜 투수를 ‘단기적 전략’으로 설명한 폴 몰리터 감독의 발언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박병호의 빠른 승격을 점쳤지만, 결론적으로는 몰리터의 ‘단기적 전략’이 박병호를 위한 자리가 아닌, 바르가스의 자리를 만들기 위한 기다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바르가스는 르세의 예상대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빅리그 승격 준비에 들어간다. 박병호와 바르가스가 마이너리그에서 경쟁하겠지만, 결국 미네소타의 선택은 바르가스가 될 것이라는 게 르세의 예상이다. 적어도 현재 프런트 구성이라면 그렇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