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마사히로(29·뉴욕 양키스)가 시즌 개막전에서 3년 연속 고개를 숙였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피칭이 너무 부진했다.
다나카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세인트 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2⅔이닝 동안 67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7실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한 경기이기는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무려 23.63이 됐다.
동양인 선수로는 최초로 3년 연속 개막전 등판의 영광을 안은 다나카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개막전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다나카는 2015년 개막전 선발로 나섰으나 토론토전에서 4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지난해에는 휴스턴과의 개막전에서 5⅔이닝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으나 승패 없이 물러났다.
올해는 만회를 노렸으나 오히려 최악의 경기 내용으로 씁쓸함을 남겼다. 개막전 3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허용하는 등 첫 단추를 잘 꿰지 못했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최악의 기억만 남겼다. 다나카가 7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MLB 경력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다 자책점은 6점으로 네 차례 있었다. 3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7실점 이상을 한 것은 2014년 9월 28일 보스턴전(1⅔이닝 7실점) 이후 처음이다.
시범경기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선보였던 다나카였다. 시범경기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0.38에 불과했다. 그러나 정작 개막전에서는 난조였다. 패스트볼 구속은 평균적이었으나 밋밋했다. 컷패스트볼과 싱킹패스트볼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했고 결정구인 슬라이더조차 한가운데 몰렸다. 다나카를 맞아 좌타 라인을 가동한 탬파베이는 가벼운 스윙으로 다나카를 괴롭혔다.
1회부터 3실점했다. 선두 디커슨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다나카는 키어마이어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짧은 타구였지만 절묘한 곳에 떨어졌고 틈을 찾은 선행주자가 3루까지 달림은 물론 키어마이어도 2루까지 파고들었다. 이어 다나카는 롱고리아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에는 조금 불운했다. 밀러를 1루수 방면 땅볼로 유도했으나 1루수 버드가 이를 잘 처리하지 못해 내야안타가 됐다. 흔들린 다나카는 수자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에 몰렸고 리슨에게 내야 시프트를 그대로 뚫어버리는 2타점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2-3으로 뒤진 2회에는 큰 것 한 방에 울었다. 2사 후 키어마이어에게 볼넷을 허용한 다나카는 롱고리아에게 던진 커터가 가운데 몰리며 좌월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2017년 메이저리그 첫 피홈런 투수의 불명예가 쌓였다. 3회에는 1사 후 모리슨에게 던진 91마일(146㎞)짜리 커터가 다시 가운데 몰리며 중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다나카는 이후 베컴에게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맞았고 스미스의 번트 타구 때 포수 산체스의 1루 송구마저 빗나가며 1점을 더 허용했다. 결국 다나카는 3회를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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