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메이저리그(MLB)가 3일(한국시간) 개막하는 가운데 30개 팀의 개막 25인 로스터가 모두 발표됐다. 한국인 선수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올해 MLB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한국인 선수는 총 4명이다. 맏형격인 추신수(35·텍사스)를 필두로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류현진(30·LA 다저스), 김현수(29·볼티모어)가 25인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반면 박병호(31·미네소타),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 최지만(26·뉴욕 양키스)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텍사스와의 7년 계약(총액 1억3000만 달러) 중 4년차를 맞이하는 추신수는 건강을 되찾았다는 점이 가장 큰 기대를 모은다. 건강한 추신수는 MLB에서 최정상급 출루율을 자랑하는 다재다능한 타자다. 지난해는 네 차례나 부상자 명단(DL)에 오르는 등 시련을 겪었으나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몸 상태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20경기에서 타율이 1할7푼8리에 그쳤으나 추신수 정도의 베테랑에게 이 성적은 별 의미가 없다.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하는 오승환은 기량과 팀 전력을 고려했을 때 내셔널리그의 유력한 구원왕 후보 중 하나로 뽑힌다. 지난해 중반 팀의 마무리로 승격해 19세이브와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한 오승환은 시범경기 마지막 5경기(비공식경기 포함)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착실한 정규시즌 대비 절차를 거쳤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후유증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류현진은 대역전극에 성공했다. 어깨 및 팔꿈치 부상으로 2015년과 2016년 단 1경기 출전에 그친 류현진은 피나는 재활 끝에 팀의 개막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당초 경쟁자들이 앞서 나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네 차례의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2.57의 위력투를 선보이며 결국 벤치의 낙점을 받았다. 오는 8일 콜로라도 원정에서 첫 등판을 가질 예정인 류현진은 올해 가장 큰 관심을 모을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는 풍파가 심했던 김현수도 올해는 별 문제 없이 시즌을 시작한다. 지난해 시범경기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는 등 17경기에서 타율이 1할7푼8리에 머문 김현수는 구단이 마이너리그행을 권유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해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고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24경기에서 타율 2할7푼1리, 출루율 3할5푼3리의 무난한 활약을 이어간 끝에 예상대로 외야 한 자리를 차지했다.
반대로 아쉽게 탈락한 선수도 있다. 박병호가 대표적이다. 지난 2월 미네소타로부터 방출대기(DFA·양도선수지명) 처분을 받은 박병호는 이번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였다. 19경기에서 타율 3할5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1.159, 6홈런, 13타점의 대활약을 선보여 25인 재진입이 유력시됐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투수를 13명 포함시키는 전략을 쓴 끝에 박병호를 제외해 현지에서도 논란이 불거졌다.
올해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황재균 또한 좋은 성적에도 ‘초청선수 신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황재균은 27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OPS 1.040, 5홈런, 15타점의 활약으로 방망이 자질은 확실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팀에는 마이너리그 옵션이 없는 몇몇 선수들이 있었고, 수비에서의 활용성은 확실한 검증을 받지 못한 채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자신의 MLB 데뷔팀이었던 LA 에인절스를 떠나 뉴욕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최지만도 팀의 두꺼운 1루를 뚫지 못했다. 20경기에서 타율 2할, 출루율 3할3푼3리, 4타점에 머물렀고 한국인 선수 중에서는 가장 먼저 트리플A행이 확정됐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