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의 확률이 드디어 터졌다.
인천 전자랜드는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서울 삼성을 99-75로 제압했다. 1승 1패 균형을 이룬 두 팀은 4일 인천으로 장소를 옮겨 3차전에 돌입한다.
6강 시리즈의 화두 중 하나는 박찬희의 3점슛이었다. 전자랜드 이적 후 박찬희는 시즌 3점슛 성공률이 17.7%에 불과했다. 6개를 던져야 하나가 들어가는 수준. 대부분의 팀이 박찬희의 외곽을 버리고 골밑에 더블팀을 들어갔다. 어시스트 1위 가드 박찬희에게 굴욕이었다.
미디어데이서도 박찬희는 집중 포화를 맞았다. 양동근은 “박찬희를 버리고 골밑까지 가는 선수들이 있다”고 했다. 허웅은 “전자랜드에서 터져야 할 선수는 누구?”냐고 박찬희에게 물었다. 박찬희는 “농구는 수학이 아니다. 제일 답답한 건 내 자신”이라며 이를 갈았다.
1차전은 실망 그 자체였다. 전자랜드는 3점슛 24개를 던져 단 4개만 넣었다. 제임스 켈리(0/5)과 박찬희(0/3)는 그렇다 쳐도 정영삼(0/3)과 정병국(0/1)도 못 넣었다. 3점슛을 시도하고 하나도 성공하지 못한 선수만 6명이었다.
유도훈 감독은 “켈리와 박찬희의 3점슛은 그러려니 한다. 3점슛보다 문제는 공격리바운드와 속공 허용이었다. 슈터들이 쫓아갈 때 3점슛을 넣어줘야 한다. 되려 3점슛을 맞고 흔들렸다. 정영삼과 켈리가 구심점이 돼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3점슛을 신경 쓰지 않는다던 유도훈 감독은 김지완을 선발로 내고 박찬희를 벤치로 돌렸다. 아무래도 3점슛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날 전자랜드 슈터들이 정신을 차렸다. 차바위가 고비 때마다 3점슛 2개를 터트렸다. 정영삼, 켈리도 한 방씩 해줬다.
2쿼터 후반 드디어 박찬희가 등장했다. 박찬희는 등장과 동시에 45도 코너에서 오픈 3점슛 기회를 잡았다. 박찬희가 던진 낮은 포물선의 공이 그대로 그물로 빨려들었다. 관중석에서 엄청난 탄성이 나왔다. 전자랜드는 속된 말로 ‘되는 날’이었다.
후반에도 전자랜드의 3점슛은 호조였다. 정영삼은 모처럼 3점슛을 터트리며 리더 역할을 충실히 했다. 김지완까지 3점슛 대열에 가세했다. 봇물 터지듯 터진 전자랜드의 3점슛에 삼성은 속수무책이었다. 이날 전자랜드는 6명의 선수들이 12개의 3점슛을 합작하며 반격에 성공했다. 정영삼, 켈리, 차바위는 3개씩 3점슛을 림에 꽂았다. 1차전 3점슛(4/24)과 2차전 3점슛(12/27)은 너무나도 달랐다.
박찬희는 3점슛 성공률 50%(1/2)를 기록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