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의 2호골은 형들과 함께 만든 골이었다.
김진수가 형들에 대한 믿음으로 서울전 승리를 이끌었다. 김진수는 지난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FC 서울과 경기서 전반 39분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상대 파울로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전북은 김진수가 날카로운 왼발 직접 슈팅으로 득점,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얻어낸 결과였다. 김진수는 프리킥을 준비하기 전 팀 선배인 김신욱과 최철순에게 부탁을 했다. 장신인 김신욱은 서울의 수비벽 가운데 버티고 있어달라고 이야기 했고 최철순에게는 수비를 밀어내 달라고 주문했다. 후배가 선배들에게 부탁을 하는 것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서로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신욱과 최철순의 후배의 말을 듣고 서울 수비벽 한 가운데로 움직였다. 서울 수비진의 제지 없이 서 있던 이들은 김진수가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슈팅을 연결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 결과 김진수의 시즌 2호골이 만들어 졌다. 김진수는 " 훈련이 끝나고 형들과 함께 프리킥 연습, 크로스 연습을 한다. 훈련 중간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도 집중해서 차려고 한다. 내 훈련 방법 중에 하나"라며 "특별히 (최)철순형에게는 수비와 경합 해달라고 이야기 했다. 철순형이 몸싸움 능력도 좋고 영리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직접 말했다. 그리고 (김)신욱형에게는 그 곳에서 버텨 달라고 말했다. 그런 이야기들이 합쳐지면서 골이 만들어 졌다"고 설명했다.
김진수의 부탁을 받은 최철순은 충실히 이행했다. 수비벽에 있던 서울 수비를 밀어냈다. 김진수의 슈팅이 잘 지나갈 수 있었다. 김신욱도 마찬가지였다. 바깥쪽에서 안으로 들어오려는 수비를 상대로 잘 버텨내면서 후배가 쉽게 슈팅할 수 있도록 도왔다.
경기 후 최철순은 "(김)진수가 영리하게 잘 시도할 것이라고 믿었다. 나는 부탁한 것만 잘 들어주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동안 (김)보경이만 믿고 있었는데 이제는 진수도 믿어야 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신욱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내가 직접 골을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배가 기회가 생긴다면 무조건 도와야 한다. 그것이 팀플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골을 넣고 기분 좋았던 김진수는 자신이 해낸 것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골과 어시스트를 한 것만 부각되는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도 정말 중요했다"면서 "형들은 부탁도 잘 들어 주셨고 끝까지 수비도 열심히 해주셨다. 내가 골을 넣었지만 모두가 믿고 해낸 결과였다"고 강조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