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무도'가 낸 법안이 유치해?..그래도 '무도법'을 기대해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4.02 11: 55

"정치에 대한 관심이 우리의 권리를 찾는 것"
MBC '무한도전'이 예능과 정치를 콜라보레이션 했다. 1일 방송에서 유재석은 "이번 겨울 유난히 길었다. 2017년 올해는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했다"며 '국민의원 특집'을 설명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이 원하는 법을 함께 만들자"는 취지 아래 제작진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3월까지 4개월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1만여 건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추스린 200개의 의견을 여성 가족, 문화 체육, 선거 정치, 국토 교통, 환경 노동, 보건 복지 6개 분야로 나눠 '국민 의원' 200명을 스튜디오에 초대했다. 
의견은 다양했다. 길거리 휴지통 법, 욕 금지법, 처벌강화법, 경찰서에서만 담배를 파는 법, 즐거운 인생법, 칼퇴근법, 오지랖법, 친일파 특별법, 좋은 이웃법, 멘토 지원법, 청소노동자 쉼터 법, 잔소리 금지법, 지원 탈락 이유 공개법, 사계절 보호법, 갭이어 법 등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멤버들도 의견을 보탰다. 박명수와 정준하는 예능감을 더해 성형수술 지원법, 동전 크게 만들기 법 등을 제안했고 하하와 양세형은 세금 사용처와 부동산 중개수수료에 대한 경험을 토로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국민들의 정치 관심도를 높이고 웃음과 공익 메시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며 호평을 쏟아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이미 발의된 법안이 다수이거나 아예 실효성이 떨어지는 예능적인 의견 제시일 뿐이라며 실망했다는 지적도 냈다. 
방송에서 정의당 이정미 의원 역시 "이미 있는 법도 상당히 언급하시는 것 같다. 제정된 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법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법을 가깝게 느끼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던 바다. 
분명 지극히 편협적이고 개인적인 의견이거나 비현실적인 의안도 있었다. 하지만 이를 유치하고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외면해서는 안 될 일이다. 작은 깨달음에서 시작된 생각들이 점차 발전하고 개선되면서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법안으로 거듭날 수 있는 이유에서다. 
이날 방송에서 한 취준생은 '노하우 전수법' 의견을 냈다. 정년퇴직을 앞둔 이들의 연봉을 삭감해 신입사원을 고용하자는 취지는 이미 마련된 임금피크제와 내용과 비슷했지만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방안을 보완한 것. 국회의원들은 이 의견에 "국회가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무한도전'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집약해서 직접 출연한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해 실제 입법 발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의 작은 행동이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시작은 유치해보일지언정 그 끝은 창대할 수 있으니. /comet568@osen.co.kr
[사진] '무한도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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