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기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감독은 쓴소리를 했다.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3, 니혼햄)가 1경기 3안타를 치고도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의 잔소리를 들었다. 오타니는 1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즈와 개막 2차전에서 3번 지명타자로 출장해 4타수 3안타로 활약했다.
1회 첫 타석 2루수 내야안타, 3회 좌월 2루타로 출루해 후속타자 적시타로 득점까지 올렸다. 5회 삼진으로 물러난 그는 7회 다시 좌전 안타로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팀도 3-1 승리, 개막전 패배를 되갚았다. 그러나 감독의 입에서 나온 말은 칭찬 보다는 질책이었다. 사연은 이렇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구리야마 감독은 경기 후 오타니를 향해 2회 내야안타를 기록할 때 1루 베이스를 부상에서 회복 중인 오른 발로 밟은 것과 2루에서 슬라이딩을 한 것에 대해 "전력으로 뛰기 마련이다. 본능이니까. 자신의 다리가 부러져도 세이프되고자 하는 선수"라고 이해하면서도 "내일 오타니에게 설교를 할 것이다. 쓸데 없는 플레이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가을 대표팀 평가전에서 다친 오른 발목 부상의 회복이 더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도 좌절됐다. 발목이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아 당분간 투수로는 쉬면서 타자로만 출장할 계획이다. 구리야마 감독은 100% 완벽하지 않은 오타니의 오른 발목에 최대한 신경쓰고 있다.
구리야마 감독은 재발 방지를 위해 전력 질주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오타니는 상태가 좋지 않은 발로 풀스피드로 달리면서 1루 베이스를 오른 발로 밟았고, 감독은 가슴 철렁했다. 2루에서 슬라이딩을 한 것도 마찬가지다. 자칫 부상을 당할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이 드러난 것이다.
오타니는 "순간적으로 오른발이 나와 버렸다. 뛸 때는 모르겠지만 가급적 왼발로 밟고 싶다"고 반성했다.
오타니는 개막전부터 지명타자로 출장하고 있다. 2경기에서 8타수 5안타 3삼진이다. 홈런은 아직 없지만 2루타가 2개. 2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타율 0.625, 장타율 0.875로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구리야마 감독에게는 오타니의 안타 보다는 오른 발목 회복이 최대 관심사이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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