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SNL9’ 풍자 디테일 살아났다..거침없는 ‘미우프’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4.02 06: 49

 ‘SNL’의 리즈시절은 ‘여의도 텔레토비’로 통한다. 정치 풍자가 조심스러웠던 당시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정치권의 이슈를 패러디하면서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준 바. 무엇보다 대중이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재미있고, 쉽게 이슈를 풀어낸 점에서 호평을 받은 코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손의 개입이었을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이 코너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에 시청자들은 ‘SNL’을 보면서도 알맹이가 빠진 듯한 허전함을 느꼈고, ‘여의도 텔레토비’를 통해 거침없었던 시국을 풍자하던 ‘SNL’를 그리워했다.
아홉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SNL 코리아’. 초심을 찾겠다던 제작진은 ‘여의도 텔레토비’ 못지않은 코너를 야심차게 선보인다. 당시 못지않은 뜨거운 반응 시작되고 있는 중. ‘위크엔드 업데이트’ 속의 코너 ‘미운 우리 프로듀스101’의 이야기다.

‘여의도 텔레토비’가 당시 화제였던 어린이 프로그램 ‘텔레토비’를 통해 패러디를 선보였던 것처럼, 가장 ‘핫’ 한 소재를 민첩하게 차용했다는 점이 일단 SNL답다. 현재 대중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인 ‘미운 우리 새끼’와 ‘프로듀스 101’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인기를 후보들을 패러디한 것.
이는 대중의 쉽고 빠른 이해를 돕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웃음을 자아내며 호평을 받고 있는데 생방송의 참맛을 살린 빠르고 날카로운 풍자와 살아있는 디테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대선을 '데뷔'에 비유해 대선 후보들을 특징을 패러디하고 풍자하는 모습에 웃음과 함께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속을 뻥 뚫어준다. 특히 문재수, 유목민, 안찰스, 레준표, 이잼, 안연정 등 대선 후보들의 이름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이들의 문제점과 강점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모습은 만평을 보는 듯 흥미롭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임을 짚어주고, 참여를 유도하고자 했던 의도가 담겨 뜻깊다.
특히 지난 1일 방송에서는 한 주간 있었던 후보들 사이에서의 이슈와 변화를 비교적 상세하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해내면서 웃음을 더했다. 안찰스는 갑자기 변한 안철수 후보의 굵게 긁는 목소리를 그대로 따라하면서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문재수가 그룹별 미션을 함께 해야 하는 안연정, 이잼에게 “오늘부터 우리는 네거티브하지 말자는 의미로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을 미션곡으로 하자”고 제안하는 모습이나 엑소의 ‘으르렁’을 하자는 안연정에게 “너무 호전적인 것 아니냐”며 호두과자를 빼앗아 먹는 모습을 담아내며 패러디해 웃음을 더했다.
이잼은 “제작진이 내 사물함을 털었다. 예선 투표 중 이러는 건 탄압이다. 매우 성남”이라고 역정을 내기도. 레드준표는 “이게 다 얼마 전 계약 해지된 여자 선배 때문이다. 춘향인 줄 알았는데 뽑아보니 향단이었다”고 꼬집기도.
예고에서는 레드준표와 유목민의 대통합과 개인 연습생 김종이의 등장이 그려질 것으로 나타나 웃음을 더했다.
확실히 시련은 발전의 계기였던 모양. 잦은 논란을 딛고 9개월 만에 돌아온 tvN ‘SNL 코리아’는 훨씬 과감해진 풍자와 패러디는 물론 전하고자하는 또렷한 메시지에 폭발적인 웃음까지 제대로 탑재해 돌아왔다.
타이밍도 기가 막히다. 비선실세의 국정논단 파문과 대통령 탄핵, 세월호 이슈라는 굵직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와 대선을 앞두고 있는 현재의 정세에 해줄 역할이 명확하다. 초심을 찾은 ‘SNL 코리아’를 향한 기대감이 증폭되는 이유다.
/joonamana@osen.co.kr
[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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