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갓경규' 하나 보다. 이경규가 '아는 형님'에서 형님들에게 굴욕을 당하면서도 '예능 대부'다운 재치와 센스로 '역시'라는 반응이 절로 나오게 했다.
이경규는 지난 1일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의 형님 학교에 전학생으로 출연했다. 이경규가 '아는 형님'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큰 기대를 모았는데, 이경규는 기대했던 것 이상의 활약으로 시청자들이 배꼽을 잡게 했다.
이경규와 형님들의 티격태격 케미스트리, 그리고 이경규가 온몸 바쳐 선보인 개인기, 셀프디스까지 '역시 갓경규'였다.
사실 이경규가 근본 없는 '아는 형님'에 크게 당황해하는 건 있었다. '아는 형님' 멤버들이 워낙 짓궃은 걸로 유명한데 형님 학교 콘셉트상 반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형님들은 이경규에게 거침없이 반말했고 이경규가 당황해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강호동은 아무래도 JTBC '한끼줍쇼'를 같이 하는데다 이경규와 사제지간이라 반말하는 걸 힘들어했는데 김희철과 민경훈은 조금 망설이는 듯 하다가 곧바로 반말을 쏟아냈다.
김희철은 이경규에게 "우리 학교에 왔으면 90도로 인사해야 한다"며 강호동에게 인사하라고 했고 이경규는 '아는 형님'에 분위기를 맞추며 강호동에게 90도로 인사했다.
이경규가 '아는 형님'에 출연한 뚜렷한 목적이 있었다. '한끼줍쇼'에 유일하게 출연하지 않은 김희철, 민경훈을 밥동무로 데려가기 위해 출연한 것. 이경규는 "여기 온 이유는 C급들도 나왔는데 따까리 둘이 안 나왔다. 너희 둘 잡으러 온 거다"라고 했는데 김희철은 "어떻게 하는지 보고 고민하겠다. 오늘 재미없으면 안나가겠다"고, 민경훈은 "'한끼줍쇼'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한 마디 했고 또 이경규를 당황케 했다.
형님들에게 계속해서 당하는 가운데 이경규는 특유의 예능감으로 '아는 형님'의 재미를 이끌어갔다. 이수근이 이경규의 입학신청서를 읽었는데 그간 그랬던 것처럼 전학생이 쓴대로 읽지 않았다. 이수근은 이경규가 자신의 장점을 '배려'라고 썼는데 '섹시댄스'라며 춤을 추라고 했다.
이경규는 황당해하면서도 걸그룹 노래가 나오자 망설이지 않고 춤을 춰 형님들을 폭소케 했고 강호동이 "섹시하게 춤춘다. 춤추면서 눈알을 돌릴 수 있다"고 하자 눈알을 굴리며 춤을 추는 센스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뿐 아니라 자신의 특기가 '뒷담화'라면서 형님들 디스에 이어 유재석, 손석희 그리고 심지어 '셀프디스'에도 거침이 없었다. 이경규는 자연스럽게 자신에 대해 "쟤는 인간 안된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형님들에게 1시간 30분 내내 당하면서도 그 속에서 탁월한 재치와 센스로 '아는 형님'의 웃음을 책임진 이경규. 역시 '갓경규'였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아는 형님'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