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에 80년만의 진기록이 나왔다. 9이닝 동안 26볼넷, 불명예 기록이었다.
지난 1일 일본 히로시마 마쓰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한신 타이거즈의 개막 두 번재 경기에서 양 팀 합쳐 9회까지 26개의 볼넷이 속출했다. 9이닝 기준으로 볼넷 26개는 역대 일본프로야구 최다 타이 기록이었다.
일본 '스포츠닛폰' 보도에 따르면 9이닝 볼넷 26개는 출범 초였던 1937년 9월12일 나고야 범고래와 라이온전 이후로 80년 만이다. 연장 10회까지 넘어간 이날 경기에서 10회에도 볼넷 1개나 나왔다. 10이닝 총 27개 볼넷. 몸에 맞는 볼 1개를 더하면 사사구만 무려 28개였다.
히로시마와 한신 양 팀 투수들 모두 극심한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사사구 숫자로 따지면 히로시마가 15개, 한신이 13개를 허용했다. 9회까지 볼넷 숫자는 나란히 13개로 같았다. 경기는 히로시마가 10회말 아베 토모히로의 끝내기 안타로 9-8의 짜릿한 승리를 했지만 엄청난 볼넷 숫자가 더 눈길을 끌었다.
히로시마는 선발 오카다 아키타케가 4이닝 동안 7볼넷을 허용했고, 나카타 렌(1⅓이닝·2볼넷) 야부타 카즈키(⅔이닝·1볼넷) 이마무라 다케루(1이닝·1볼넷) 제이 잭슨(1이닝·1볼넷) 나카자키 쇼타(2이닝·3볼넷) 등 등판한 투수 6명 모두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한신도 선발 이와사다 유타가 5이닝을 던지며 볼넷 5개를 기록한 가운데 마쓰다 료마가 아웃카운트 없이 볼넷 1개를 허용했다. 이어 5번째 투수 후지카와 규지가 1이닝 볼넷 3개로 제구가 불안했고, 외인 마무리 마르코스 마테오도 2이닝 동안 4개 볼넷을 헌납했다.
일본 '데일리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고다 이사오 한신 투수코치는 스트라이크·볼 판정과 관련해 "그건 말할 수 없다"면서도 "투수들 모두 열심히 했지만 볼넷은 실책과 같다. 오늘이 첫 등판인 선수들도 있었지만, 한 명씩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투수진 분발을 촉구했다.
한편 KBO리그에서 한 경기 최다 사사구 기록은 26개. 볼넷에 몸에 맞는 볼이 더해진 기록으로 지난 1992년 4월25일 사직 해태(15개)-롯데(11개)전, 2009년 5월21일 광주 무등 LG(14개)-KIA(12개)에 있었다. 각각 연장 10회·12회 경기. 9이닝을 기준으로 할 때는 총 23개가 최다 사사구 경기로 지금까지 모두 5차례 있었다. /waw@osen.co.kr
[사진] 후지카와 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