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클로저' 임정우 공백에 대처하는 방법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02 06: 00

LG가 주전 마무리투수 임정우(26)의 공백에도 안정적인 불펜을 과시하고 있다. 자구책으로 꺼내든 '집단 마무리' 체제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는 1일 고척 스카이돔서 열린 넥센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를 8-3으로 가져갔다. 전날 2-1 진땀승에 이은 개막 2연승. LG의 초반 분위기에서 주목할 건 안정적인 불펜이다.
LG는 개막전서 선발 헨리 소사가 6⅓이닝 4피안타 2사사구 1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네 명의 불펜투수가 차례로 등판, 남은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1일 경기서도 선발 류제국이 5이닝 3실점으로 다소 일찍 강판됐지만 네 명이 등판한 불펜진이 4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7⅔이닝 무실점.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기록 이상으로 빼어났다. 특히 '클로저' 임정우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두 경기서 7명이 번갈아 등판, 승리를 지킨 집단 마무리 시스템이 힘을 발휘했다.
임정우는 지난해 28세이브로 이 부문 리그 2위에 오른 주전 마무리투수다. 하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합숙 훈련 도중 어깨 통증으로 엔트리에 낙마했다. 이후 시범경기부터 개막까지 소식이 없다. 양상문 감독은 "(임)정우가 오기 전까지는 상황에 따라 선수들을 투입해 경기를 지킬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개막전. 앞선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소사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소사는 첫 타자 윤석민을 범타처리했지만 후속 대니돈에게 2루타를 맞았다. 양상문 감독은 즉시 이동현을 투입시켰다. 이동현은 폭투로 대주자 박정음을 3루까지 보냈지만 김민성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해 3루주자를 잡아냈다. 시범경기 6차례 등판 6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의 호조를 정규시즌에도 이어간 것이다.
이어 등판한 진해수도 서건창과 이택근을 깔끔히 처리하며 8회를 마쳤다.
2-1로 앞선 9회는 다소 불안했다. '대체 마무리' 후보였던 신정락이 선두 허정협에게 2루타를 맞았다. 동점 위기에서 후속 윤석민과 박정음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김민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그러자 양상문 감독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위해 정찬헌을 투입했다. 정찬헌은 고종욱 상대로 볼카운트 3B-1S까지 몰렸지만  끝내 삼진을 빼앗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1일 경기는 류제국이 5이닝 만에 강판되며 불펜진이 4이닝을 맡아야했다. 두 번째 투수는 김지용이었다. 그는 시범경기 6차례 등판, 6⅔이닝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다. 이날도 완전치는 않았다. 김지용은 선두 김민성에게 안타, 고종욱에게 볼넷을 내주며 6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김하성을 인필드플라이, 박동원을 내야 땅볼로 솎아낸 뒤 서건창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지용은 선두 이택근에게 안타를 내줬다. 채태인을 범타 처리했지만 윤석민에게 안타를 내주며 1사 1·2루 위기에 놓였다. 위기의 순간, 양상문 감독의 선택은 또다시 진해수였다. 진해수는 후속 대니돈을 2루수 병살타로 요리하며 유유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민성과 김태완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남은 1⅓이닝은 최동환과 최성훈이 실점없이 끝냈다.
진해수는 지난해 개인 최다인 75경기에 등판해 54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했다. 특히 후반기에는 32경기 등판해 19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삼진 47개를 잡는 동안 4사구는 18개 뿐이었으며,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도 0.696에 그쳤다. 이름값은 떨어지더라도 '좌완 스페셜리스트'로는 최고의 활약이었다. 그 모습을 올 시즌 초반에도 이어간 셈이다.
정찬헌은 개막전 세이브 직후 "정우가 올 때까지 모든 투수들이 최선을 다해 버티겠다"라는 각오를 남겼다. LG 불펜은 큼지막한 어금니가 빠진 데다 셋업맨 김지용마저 부진한 상황이다. 그러나 '잇몸'들이 뭉쳐 공백을 최소화했고 개막 두 경기를 모두 잡았다.
임정우가 복귀하면 선발과 마무리 사이를 집단 마무리 투수들이 메꾸게 된다. 김지용과 신정락도 컨디션을 찾으면 소방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선수들. LG의 뒷문이 여러 모로 강해지고 있다. /ing@osen.co.kr
[사진] 정찬헌(위)-이동현(중간)-진해수(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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