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삼성의 뒷심이 돋보였다. 삼성은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타선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연장 혈투 끝에 9-7로 졌지만 희망을 엿봤다.
0-7로 뒤진 삼성의 9회말 공격. 선두 타자 이승엽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걸어 나간 뒤 대주자 정병곤과 교체됐다. 최영진이 KIA 3루수 김주형의 실책에 편승해 진루에 성공했다. 무사 1,2루. 최경철은 KIA 세 번째 투수 김광수에게서 좌월 스리런을 빼앗았다. 비거리는 105m.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제대로 맞았다.
강한울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우동균이 좌완 고효준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랐다. 대타 배영섭은 우중간 안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KIA 벤치도 다급해졌다. '한슝쾅' 한승혁을 긴급 투입했다. 백상원은 한승혁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빼앗았다. 1사 만루. 상대 폭투를 틈 타 3루 주자 우동균이 홈을 밟았다.
구자욱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다린 러프가 고의 4구로 출루했다. 2사 만루. 소방수 임창용이 마운드에 올랐다. 정병곤은 임창용을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을 얻었다. 그리고 최영진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7-7 승부는 원점. 이 순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열광의 도가니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그토록 기대했던 역전 드라마는 연출되지 않았다. 삼성은 연장 10회 소방수 심창민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심창민은 1사 만루 위기에 놓였고 로저 버나마나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7-9 패배.
타선 침묵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삼성은 이날 경기를 통해 타선 부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럴 때 자주 쓰는 표현이 있다. 승리 못지 않은 소득.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