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 대니가 살아난 현대캐피탈이 기사회생했다. 안방에서 상대 우승 축포를 허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역전 우승의 희망을 키웠다.
현대캐피탈은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치러진 NH농협 2016-2017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0(26-24, 30-28, 25-19) 완승을 거뒀다. 문성민(27득점)과 박주형(13득점)을 중심으로 침묵하던 대니가 10득점에 공격성공률 52.94%로 활약하며 챔프전 최고의 경기력을 뽐냈다.
챔프전 내내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대니가 빛난 경기였다. 대니는 1차전 6득점, 2차전 9득점, 3차전 6득점으로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점유율도 15%를 넘지 못했다. 최태웅 감독은 대니 대신 송준호를 중용했고, 출장 기회가 점점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날 4차전은 달랐다. 대니는 1세트에 블로킹 1개 포함 3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공격점유율도 20%로 높였다. 세트 초반 동료 신영석과 충돌로 발목을 살짝 다쳤지만 대니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뛰었다. 2세트에는 백어택 1개를 더해 5득점 공격성공률 62.50%로 활약했다. 세트 후반 듀스 상황에서 연속 오픈 득점으로 기세를 올렸다.
최태웅 감독은 1~3차전과 달리 송준호를 쓰지 않고 경기 내내 대니를 중용했다. 3세트 들어서도 리시브와 디그로 수비에서도 힘을 보탠 대니는 17-14로 추격당한 상황에서 오픈 공격을 꽂으며 챔프전 들어 처음 10득점 고지를 밟았다. 대니가 살아나면서 문성민 의존도를 줄인 현대캐피탈은 토털배구까지 완벽 부활했다.
1승2패로 벼랑 끝에 내몰렸던 현대캐피탈은 이날 4차전을 잡고 챔프전을 2승2패 원점으로 되돌렸다. 최종 5차전으로 승부를 끌고 가며 역전 우승의 희망을 키웠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에도 불구하고 챔프전에서 OK저축은행에 1승3패로 패하며 업셋의 희생양이 된 현대캐피탈은 올해 반대로 대반란의 주인공을 꿈꾼다.
2승2패로 원점이 된 챔프전. 흐름은 이제 현대캐피탈로 넘어왔다.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한공이 오히려 쫓기는 신세가 됐다. 문성민뿐만 아니라 대니를 포함해 다른 선수들까지 살아난 현대캐피탈의 기세가 역전 우승 희망을 부풀어 오르게 한다. /waw@osen.co.kr
[사진] 천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