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토크] ‘고등래퍼’ CP “논란들로 큰 상처…접을까도 싶었지만”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4.01 11: 25

“아이들이 ‘쇼미’에도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뜨거운 진심이 느껴졌다. 조심스러울 수도 있었을 텐데, 솔직했다. Mnet ‘고등래퍼’의 고익조 CP는 아이들이 ‘쇼 미 더 머니’에도 나와서 더욱 경험을 쌓고 목표한 바에 성큼 다가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랐고, 심적으로 따뜻한 응원으로 보내고 있었다. 누구보다 가까이서 아이들의 열정을 보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며 투쟁하는 모습을 지켜봐왔던 터다.
그와 제작진은 방송을 진행하며 학생들과 친 조카, 친 동생처럼 정이 들어버렸다. 이는 학생들도 마찬가지. 파이널 매치가 열리는 당일 날, 탈락한 참가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모여 제작진과 뜨겁게 재회했다. 그리고 한 마음으로 친구들의 마지막 공연을 지켜보고 응원했다.

스태프들은 혹시라도 아이들이 다칠까 무대와 세트에 망치질 한 번 더 해가며 조심스럽고 정성스럽게 방송을 준비했다.
이토록 아끼는 학생들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프로그램의 취지와는 정반대의 논란이 불거졌으니 큰 상처가 될 수밖에 없었다. 고 CP는 이에 방송을 접을까도 고민했다고.
그럼에도 방송을 이어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응원하고 지원해야할 학생들의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흔들린다고 해서 넘어질 수 없었으며, 아프다고 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던 명확한 이유였다.
지난달 31일 ‘고등래퍼’ 마지막 방송을 하루 앞두고 고익조 CP와 만나 프로그램에 관련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누구보다 학생들을 위하고, 걱정하고, 챙기려는 마음이 듬뿍 느껴졌다.
- ‘고등래퍼’, 기획의도 잘 녹아든 거 같나요?
“아쉬운 부분이 많죠. 처음이라서 예측한 대로 된 것도 있고, 빗나간 것도 있어요. 반반인 것 같네요. 처음에 기획할 때 ‘학교’ ‘학생’이라는 요소에 포커싱하다가 전국 단위로 바꿔야겠다 싶었어요. 방송이 갈수록 실력대결로 간 것 같습니다. 학생들만의 재미있는 모습들을 살려서 담아내지 못한 부분이 좀 아쉬워요.”
“실제로 담고 싶은 내용과 방송이 재미가 있어야 된다는 딜레마가 있었죠. 그 사이에서 선택은 항상 시청자 입장으로 가는 방향이 있어서 프로그램의 의미나 이런 것들을 풍성하게 만들만한 부분들을 담지 못해 아쉽네요.”
- 학생들과 촬영 진행해보니 어떻던가요. ‘쇼미’와 ‘언프리티’와는 확실히 차별화 되는 부분들이 있었던 거 같아요.
“같은 형식인데 ‘언프리티 랩스타’나 ‘쇼 미 더 머니’는 극단적인 경쟁 구도와 치열한 긴장감 이런 것들이 실제로 있고 이를 방송을 통해 보여드리는 거예요. ‘고등래퍼’의 경우 같은 경쟁인데도 우정 어린 경쟁 같은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현장이 따뜻하고 정으로 묶여있는 애들...그런 공기가 있어요. 그것이 제일 큰 차이점이죠.”
“생각이나 이런 것들이 어떤 면에 있어서는 아이들답지 않게 성숙하다는 놀라움을 줄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아직 애기들이구나’ 이런 느낌을 줄 때가 있었어요. 음악적인 이야기와 꿈을 이야기 할 때는 어른스럽다가 어느 때는 꼬마 같아요. 마음이 따뜻해지고 뭉클해지는 순간들이 많았던 거 같아요.”
“끌어 안아주고 싶고 그런 분위기였어요. 제작진, 멘토, 아이들 다 그랬던 거 같아요.”
“첫인상과 끝인상이 상당히 달라요. 고등학생 래퍼들을 만나는 경험이 처음이었는데, 고등학생들도 어른 래퍼들이 하는 걸 그대로 따라하더라고요. 허세스럽고, 똑같이 흉내 내니까 이럴 필요가 있나 싶었죠. 과하다는 생각이 있었고, 안 좋은 인상이 있었어요. 그런데 같이 촬영을 진행하고 정이 들고 호감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보낼 때는 아쉽더라고요.”
“탈락한 친구들도 파이널공연에 다 와서 공연을 보고, 애들도 오고 싶어 하고 제작진도 보고 싶어했었어요. 그날 오랜만에 보는 애들이 너무 반가워서 밖에 서가지고 이야기 나누고 그랬었죠. 친 조카 같고 친동생 같고 그런 느낌이에요. 무대나 세트에 망치질 한 번 더 하게 되고.”
- 지역대항전이라는 포맷으로 기대한 점이 있나요
“처음에는 서먹하겠지만 굉장히 끈끈해질 거라는 기대는 했었어요. 지역이라는 형태의 팀으로 뭉친 것인데 잘 발현된 거 같아요. 학생들 간에 팀웍이 생기는 거 보면서 아이들의 순수함을 느꼈고요,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뭉쳐준 것 같아요.”
- 프로그램 도중 논란도 있었는데.
“첫 회를 내보낼 때 당연히 재미있기를 기대했고, 화제가 되고,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이었느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따뜻하고 우정어린 경쟁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그런 방향성을 가진 프로그램이어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고, 힙합을 좋은 부분으로 다룰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죠. 기획 때부터 그런 부분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그러고 방송을 했는데, 좋은 반응들이 나와서 기뻤는데...그 순간이 너무 짧았죠.”
“(논란이)저희에게는 크게 상처였던 거 같아요. 첫 회가 나가고 나서 주말동안이 악몽 같았어요. 마음이 굉장히 아팠습니다. 의도와는 다른 일이 발생한 것도 그렇고, 부정적인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알려지다보니까 힘든 시간이었던 거 같아요.”
“저희가 안일했던 부분 있었던 거 같아요. 청소년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논란이 커지는 거 보면서 (프로그램을) 접어야되나 생각까지 했었어요.”
“어떻게 대응을 할지 그런 것에 대해 의논을 많이 했어요. 그 시간이 길어서 대응을 못해드렸죠. 용준이가 하차를 해야하는 건지 그런 것들이 가닥이 잡힌 뒤에 입장을 밝혀야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했어요.”
“프로그램 취지와는 반대로 가서 그게 정말 힘들었어요. 양홍원으로도 힘들었고...3회정도 나가고 나서 반응이 좋아져서 힘이 났던 거 같아요. 랩을 하겠다는 아이들이 성향이 강해서 그런 것들이 고민이었죠.”
- 참가자 중 마크와 MC그리 섭외는 어떻게 진행한 것인가
“마크는 작년 4월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었을 때부터 이야기가 있었어요. 본인 만나봐서 이야기를 해봤는데, 의지가 확실했어요. 스스로 진짜 열심히 하더라고요. 빠르게 성장한 친구에요. 처음에 왔을 때랑 정말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줬어요.”
“MC그리는 고민이 많았던 친구에요. 학생으로서 또래 친구들과 겨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고, 만약에 인기나 이런 것들에 해가 입을 수도 있지만 자신의 힘으로 이내야한다는 걸 알고 있는 친구에여. 출연 전에 각오 돼 있었죠.”
- 멘토들은 제 역할을 잘 해준 거 같나요?
“방송에 많이 못 담은 것 중에 하나에요. 실제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들이 있는데 많이 못내보냈어요. ‘쇼미’ 프로듀서처럼 심사를 하고 아티스트를 만들어서 좋은 무대를 꾸미고 이런 것 보다는 자신들도 래퍼를 꿈꾸며 고등학생 시절을 겪었을 경험에서 나오는 일들을 이야기해주셨으면 했어요. 그걸 통해서 실질적인 조언과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그런 것들이 많이 이뤄진 거 같아요.”
“멘토들가 학생들이 형 동생처럼 서로 정으로 끈끈하게 묶이게 됐던 거 같아요. 진심으로 응원하고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그런 부분들이 있었어요.”
- 가장 인상적이었던 무대는
"파이널 공연이 다 좋았어요. 또 예선 때 선재 무대가 기억에 남네요. 그 무대를 보고서 ‘아 이정도면 고등학생이어도 방송을 실력 대결 구도로 가지고 가도 되겠다’ 싶었어요. 미팅 때는 ‘꽤 하네, 생각보다 잘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무대에서 하는 거 보면서 ‘아 이거 되겠다’ 싶었죠."
- 우승자 양홍원은 어땠나요
“홍원이는 압도적으로 잘했던 참가자에요. 일방적으로 갈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또 잘 하는 친구들이 나오더라고요. 하민이도 그 중 하나죠. 사실 경연에 어울리는 친구가 아니에요. 캐릭터도 그렇고, 도드라지는 친구는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잘 해줄 줄은 몰랐어요, 인상 깊었고 , 반가웠죠.”
-  지역대항전에서 ‘교과서 미션’도 인상적이었던 거 같아요.
“고등학생들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그게 고민이었어요. ‘엄석대’ 무대는 매드클라운 아이디어에서 추진을 했던 것이에요. 아쉬운 부분도 있었어요. 벌스를 몇 군데를 다 드러냈죠. 심의 때문에...방송에서는 그 공연을 반의반도 못 보여드린 거예요. 적나라한 표현이 많아서 음원도 가사를 바꾼 것입니다.”
- ‘고등래퍼’ 제작하면서 느낀 것들이 ‘쇼미’에도 영향을 끼칠 거 같은가요?
“어느정도는 미칠 거 같은데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 새로운 시도를 해봤고 이를 통해 배운 점이 있으니까. 잘 활용한다면 ‘쇼미’도 풍성해질 수 있을 거 같아요.”
- ‘고등래퍼’ 출연자들이 ‘쇼미’에도 지원할까요?
“개인적인 바람은 다 했으면 좋겠어요. ‘쇼미’라도 나와서 또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좋은 성과를 내서 목표한 바에 성큼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요. 의미 있는 일이 될 거 같아서 나온다면 심적으로 응원할 거 같아요.” /joonamana@osen.co.kr
[사진] 방송화면 캡처.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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