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③] '어느날' 김남길 "힘들어도 못 우는 스타일, 그냥 참아"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4.01 09: 30

 영화 ‘미인도’(2008), 드라마 ‘선덕여왕’(2009), ‘나쁜 남자’(2010)에서 선 굵은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김남길은 영화 ‘해적’(2014), ‘판도라’(2016)에서 상남자 면모는 물론 허당기 다분한 반전 매력까지 선보여 또 한 번 새로운 얼굴로 대중의 눈길을 모았다.
그런 그가 영화 ‘어느 날’(감독 이윤기)에서는 가장 보통의 남자인 보험회사 직원 역을 맡아 힘 없고 나약한 남자의 모습까지 완벽하게 선보였다. 비주얼에서 쏟아지는 강한 카리스마에서 벗어나 에너지 넘치고 재기발랄한, 그러면서도 따뜻한 매력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사실 ‘어느 날’의 예고영상을 보면 아내를 잃은 한 남자와 영혼이 된 여자가 만나 사랑을 싹틔우는 스토리라고 짐작하기 쉽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로 인한 아픔, 죽음, 모녀의 이별, 부부애 등 다양한 정서가 녹아있어 하고자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집중하게 만든다.

유일하게 한 남자에게만 영혼이 보인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기존의 판타지 멜로와 궤를 달리하는데, 강수와 미소가 교감을 통해 심경에 변화를 느끼고 살아 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김남길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 인터뷰에서 “원래 멜로도 있었다”며 “하지만 작가님도 멜로를 지양하셨고, 감독님도 멜로에 대한 감정보다 다른 쪽으로 가는 게 더 낫겠다고 마음을 굳히셨다. 저희도 찍으면서도 멜로스러운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판도라’에서 보여줬던 눈물 연기처럼 ‘어느 날’에서도 김남길의 폭풍 오열을 볼 수 있지만 결이 다르다. 남자의 눈물을 마주하게 되는 모든 이들이 아마 자신도 모르게 사이에 스크린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어느 날’에서 그의 눈물 연기는 최고의 몰입도를 자랑하는 베스트 장면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판도라’ 때도 말했었고 그 영화에도 우는 장면이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힘들어도 못 우는 스타일이다. 그냥 참는다. 시원하게 울어서 감정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잘 안 되더라. 작품과 달리 실제에서는 감정을 토해내지 못 한다.”
흔히 말을 잘한다고 하면, 듣기 좋은 말을 잘하고 막힘없이 능수능란하게 이야기하는 능력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대화는 좀 다른 것 같다. 꾸며서 하는 말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말 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느냐에 따라 듣는 이들의 마음이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김남길은 처음 만난 기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중저음 보이스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전달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작품 속 캐릭터와 달리 장난기 많고, 웃음 많은 발랄한 남자였다.
“요즘 같은 현실은 정말 영화스럽지 않나. 정치, 사회적 이슈로 피곤한데 우리 영화를 보시고 위로를 받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직 천만 관객을 못 해본 배우로서 사실 저는 너무나 천만 배우가 되고 싶다.(웃음)하지만 의미 있는 영화가 천만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purplish@osen.co.kr
[사진] 오앤엔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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