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어느 날' 김남길 "돈 많다고 좋은 영화 나오는 건 아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4.01 09: 30

‘멋진 하루’ ‘남과 여’ 등 밀도 높은 로맨스 작품을 선보여온 이윤기 감독의 신작 ‘어느 날’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와 그녀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의 상처와 아픔을 그린 판타지 감성 드라마다.
인물들의 만남부터 갈수록 가까워지는 과정, 아픔을 보듬어주는 모습 등 캐릭터 간의 밀도 높은 심리 공유로 영화적 재미를 끌어올린다. 무엇보다도 배우 김남길과 천우희의 혼신의 힘을 다한 시너지가 기대감을 더했다.
그간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와 강렬한 카리스마로 대중으로부터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 받은 김남길은 ‘어느 날’에서 보험회사 과장 이강수를 연기한다. 촬영 전 이 감독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며 콘티 작업에도 열정을 쏟았다고 한다.

김남길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 인터뷰에서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봤는데 내가 나온 부분을 집중적으로 몰입을 해서 보고 있는데 옆에서 자꾸 말을 시켜서 ‘그만 좀 말 시켜라’는 말을 하면서 봤다.(웃음)”며 “감독님은 여러 번 보셔서 그 날은 안 보셨는데 만족을 하신 듯하다. 말로는 ‘십만’ ‘오십만’이 들 것 같다고 하시지만 제가 봤을 때는 더 많은 관객들이 들 것 같다”고 자신했다.
그는 영혼으로 떠도는 단미소 역의 천우희와 영화의 중심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데,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는 따뜻한 남자의 내면을 소화해 심금을 울린다. 코믹 영화는 아니지만, 그만의 개그 코드가 녹아있어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김남길은 “어릴 때는 ‘연기를 더 잘하자’는 생각으로 접근했었다”며 “선배님들이 ‘연기를 안 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하시더라. ‘남자는 30대부터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막상 30대가 되니 ‘남자는 40대지’라는 말씀을 하신다.(웃음) 최대한 담담하게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연기 비결을 밝혔다.
“(강수가)아내를 잃고 아픔을 갖고 있는 미소를 만나 서로에 대한 호감을 느끼고 사랑을 시작하는 멜로를 생각하기도 했었다. 근데 감독님이 멜로에 대한 감정보다 다른 이야기로 끌고 가는 게 옳다고 판단을 하셨다. 작가님도 대본에 ‘절대 멜로 같이 보이지 않게 해달라’고 적어 놓았다. 촬영을 하면서 멜로스러운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나이 차, 경력 차이를 뛰어 넘어 좋은 연기 호흡을 보여준 김남길과 천우희의 연기가 파스텔로 그린 그림처럼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스크린에 표현됐다.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들도 분명 실망하지는 않을 법하다.
“‘어느 날’은 상업영화로 치면 (제작 비용이)적게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감독님과 더 효율적으로 찍기 위해 밤새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잘 나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사실 돈이 많다고 좋은 영화가 나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오앤엔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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