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에는 선수들의 멘탈이 중요하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93승 1무 50패의 성적을 거두면서 1995년 이후 21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은 한국시리즈 2연패이기도 하다.
당시 두산은 공·수 조화가 완벽하게 맞아들어갔다. 팀 타율(0.298)과 팀 평균자책점(ERA 4.45) 부문에서 모두 1위를 하면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이런 두산의 독주 속에는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터트린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다. 2015 시즌 종료 후 김현수(볼티모어)로 떠나자 박건우, 김재환 등이 기존 주전들과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팀의 주축 선수로 거듭났다. 박건우는 3할 타율에 20홈런을 때려냈고, 만년 거포 유망주였던 김재환은 37홈런으로 홈런 3위에 올랐다. 이 밖에 1루수 오재일은 데뷔 후 첫 3할 타율과 함께 27개의 홈런을 쳤다.
투수에서는 니퍼트-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뤄진 '판타스틱4' 선발진이 모두 15승 이상씩을 거두면서 70승을 합작했다. 기존에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선수였지만, 대부분이 자신의 정점을 찍었다. 한 시즌에 한 두명 터지기 어렵다는 선수들의 잠재력이 투·타 가릴 것 없이 곳곳에서 터진 것이다.
올 시즌 두산은 특별한 전력 보강은 없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전력을 유지했다. 나머지 9개 구단들은 올 시즌 역시 두산의 '1강 체제'를 예상하며 견제에 들어갔다.
김태형 감독 역시 1강 체제라는 말에 특별한 부정은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지난해 선수들이 워낙 잘해줬다. 올해에도 그 선수들이 대부분 있다. (올 시즌도) 잘할 것 같다"라고 미소지었다.
비록 전력은 유지했지만, 변수가 많은 야구인 만큼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1강 체제를 유지를 위한 당부의 말을 남겼다. "선수들의 멘탈이 중요하다"라고 운을 뗀 김태형 감독은 "기록이나 숫자를 신경쓰면 안된다. 이는 야수뿐만 아니라 투수도 마찬가지"라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대부분의 선수는 지난해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적당한 목표 의식은 발전에 좋지만, 지나친 욕심은 수치적인 기록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태형 감독이 경계한 것도 이런 부분이다. 지나친 부담으로 오버페이스를 하면 선수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기록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대신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에게 꾸준함을 요구했다. 김 감독은 "부상없이 전경기를 뛰어주면 그걸로 된다. 그러면 알아서 잘될 것"이라며 선수들이 시즌 내내 부상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랐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