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19, 넥센)가 잊지 못할 데뷔전을 치렀다.
넥센 히어로즈는 31일 오후 7시 고척 스카이돔에서 치러진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개막전에서 LG 트윈스에게 1-2로 졌다. 아쉽게 개막전에 패한 넥센은 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LG와 2차전을 이어간다.
개막전을 앞둔 장정석 넥센 감독은 고졸신인 이정후를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그는 “이정후가 컨택 능력이 좋다. 신인이 아니라 그냥 프로선수를 보는 느낌이다. 백업 외야수로 활용할 것”이라며 출전을 예고했다.
넥센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 선발투수 밴헤켄은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음에도 패전투수가 됐다. 2회초 수비에서 고종욱이 콜미스로 공을 떨어뜨려 정상호를 살아나가게 했다. 그 사이 최재원이 홈을 밟았다. 3회초에는 선두타자 이형종이 밴헤켄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밴헤켄은 흔들리지 않고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넥센은 선두타자가 안타를 치고 나가도 후속타가 없었다. 이날 넥센은 총 4안타의 빈타에 허덕였다. 밴헤켄의 호투를 타선이 받쳐주지 못했다.
장정석 감독은 8회말 예고대로 박동원의 타석에 신인 이정후를 대타로 기용했다. 시범경기 타율 0.455로 타격 1위를 차지한 대형신인의 첫 프로 데뷔전이었다. 이정후는 투수 진해수가 던진 초구를 받아쳤다. 타구는 우익수 채은성 쪽으로 날아갔다. 채은성이 다이빙캐치로 아웃을 만들었다. 이정후의 프로 첫 타석은 그렇게 1구만에 허무하게 끝났다.
비록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이정후의 타격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채은성의 수비가 너무 뛰어났다. 이정후는 우익수로 나선 수비에서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등 나쁘지 않은 공수에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의 경기력이라고 믿기 어려웠다.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의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있다. 앞으로 이정후는 꾸준히 대타요원으로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바람의 손자’의 프로 첫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