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첫방 ‘시달남’, 빼박아재 6人 귀여워 보이려 애쓰지마요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4.01 06: 49

 누구도 보기 원치 않는 귀여운 척으로 아재들이 오빠가 될 수 있을까.
지난달 31일 신현준, 최민용, 조성모, 정형돈, 데프콘, 송재희까지 6명이 오빠가 되는 퀴즈 풀기에 나선 tvN ‘시간을 달리는 남자’가 처음 방송됐다.
이날 6명의 아재는 자신의 나이를 기본점수로 문제를 맞히면 나이가 늘어 날수도 줄어들 수도 있는 퀴즈 풀기에 나섰다. 첫 방송이니만큼 다들 열정 넘치는 모습으로 퀴즈에 임했다. 뭐든 열심히 하려는 아재 정신은 빛이 났다.

하지만 아재 본능은 어쩔 수 없었다. 하기 싫어하고 귀찮아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무엇보다 어째서 오빠가 돼야 하는지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오빠로 살아도 아재로 살아도 별 상관없어 보이는 이들이 출연자로 선정됐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보였다.
특히 최근 대세로 떠오르며 TV만 틀면나오게 된 최민용은 방송 막판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줬다. 최민용은 냉동인간이라는 캐릭터에서 비롯된 촌철살인의 멘트로 웃음을 줬다. 하지만 큰마음을 먹고 추는 듯한 최민용의 춤과 애교는 그다지 보고 싶은 광경은 아니었다.
프로 예능인 정형돈과 데프콘만이 프로그램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송재희와 조성모 그리고 신현준은 아직 방송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그렇기에 사이사이 흐름이 끊기는 구석도 많아 보였고, 점수 체계나 퀴즈를 내는 방식에서도 허점이 많이 노출됐다.
‘시달남’이 고정프로그램으로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어 보였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한 회 특집 정도로 다룰 내용을 정규 예능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만큼 퀴즈와 코너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연구가 더 필요해 보이는 상황. 어디서 본 듯한 퀴즈와 정답과 맞추는 패턴이 반복됐다.
‘시달남’은 아재다움을 전면에 내세운 ‘아는형님’과 비슷해 보이는 면도 있다. 하지만 ‘아는형님’은 우리가 모두 싫어하는 아재다운 면을 전면에 내세웠다. ‘시달남’은 표면적으로 아재다움을 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아재들을 포장하려고 애쓰고 있다. 모호한 태도로 호불호가 분명한 시청자를 사로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아재들이 억지로 귀여우려고 애쓰는 모습을 예능프로그램에서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는 없다. 아재라고 느끼는 시청자에게 젊음 감성을 전달하든가 아니면 아재들을 중심으로 확실히 추억을 곱씹는 프로그램이 되든가. 처음으로 방송된 ‘시달남’이 달려야 할 길은 확실히 꽃길은 아니다./pps2014@osen.co.kr
[사진] '시달남'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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