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 14주기③] 올해는 '패왕별희·아비정전'..재개봉으로 추억하기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4.01 06: 49

 오늘은 4월 1일. 만우절이면 떠오르는 영원한 스타 장국영이 있다. 1959년 태어나 1976년 가수로 데뷔, 2003년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까지 그는 찬란히 빛났던 별이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오늘도 역시 그리운 사람이며, 전 세계 많은 팬들은 슬픔에 잠긴다. 생전 남긴 수많은 영화들은 그를 그리워할 수 있는 유일한 추억. 극장에서도 만우절쯤이면 그의 영화가 재개봉한다.
지난해에는 그가 남긴 마지막 멜로 ‘성월동화’(1999)가 재개봉했으며 ‘영웅본색’(1987)은 2008년, 2009년, 2016년 세 차례나 재개봉했다. 지난 2015년에는 고스트 무비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맡은 작품 중 가장 풋풋하고 귀여운 모습이 담긴 ‘천녀유혼’(1987), 2009년에는 ‘해피투게더’(1998)가 다시 극장에 걸렸다. 올해에는 ‘패왕별희’(1993)와 ‘아비정전’(1990)이다.

#패왕별희
“나 따라서 죽을 때까지 함께 하면 안 될까?”
장국영이 연기한 두지(데이)는 평생 경극과 시투(장풍의)밖에 모르는 인물. 홍등가에서 일하던 어머니는 육손인 그의 손가락을 자르기까지 하면서 북경의 한 경극학교에 떠밀듯 맡겨버리고, 여자 역할인 우희를 연기하면서 상대역인 패왕 역을 맡은 시투를 자연스럽게 마음에 담게 된다. 어린 시절 함께 수련받으며 교감을 쌓아왔고 영원히 경극 속 패왕과 우희처럼 어떤 시련이 닥쳐도 함께 할 것이라고 믿었던 것과 달리 시투에게 주샨(공리)이라는 여인이 생긴다. 두지는 아편에 중독되는 등 무너진다.
‘패왕별희’는 장국영의 수많은 인생작 중에서도 으뜸으로 뽑는 이들이 많다. 영화는 청나라 말기를 시작으로 중일전쟁, 문화혁명, 공산당이 들어서기까지 혼란스러웠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데, 이만큼이나 파란만장한 두지의 생애를 입체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후반부 모든 것을 잃은 공허한 눈빛은 가슴 속에 오랫동안 사무친다.
#아비정전
“이름이 뭐예요? / 사실은 알고 있어요 / 오늘 밤 꿈에 나를 보게 될 거예요.”
이 세 문장에 한숨도 못잔 이들이 여자주인공만은 아닐 테다. 장국영이 ‘아비’ 역을 맡아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한 ‘아비정전’은 1990년 처음 개봉해 2008년, 2009년, 2017년 올해까지 벌써 3번째 재개봉할 만큼 장국영의 대표작 중 하나다. 영화 속 장국영의 맘보춤으로도 유명하다.
아비는 한 여자에게 정착하지 못하는 독신주의자. 이는 자신이 함께 살고 있는 현재 어머니의 친자식이 아닌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면서부터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수리진’(장만옥)이 일하는 가게에 가서 자신을 만난 4월 16일 오후 3시를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이라는 작업의 기술을 펼친다. 그러나 결혼하자는 그녀의 말을 거절하고 떠나는 그녀를 붙잡지 않는다. 이어 또 다른 여성을 만나지만 역시나 아비의 태도는 진지하지 않다.
이처럼 나쁜 남자의 매력을 제대로 발산하지만, 쉽게 미워할 수가 없다. 그의 공허함이 담백하게 그려지지만 그래서 더욱 아프게 다가오기 때문. 가장 자유로운 영혼이었지만 평생 어느 곳에도 날아가지 못했던 발 없는 새였던 아비. 친모를 만나러 갔다가 돌아오는 쓸쓸한 뒷모습은 잔상으로 계속 남아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패왕별희', '아비정전' 포스터, 스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