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게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예상대로였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리는 kt에는 당연했다. 그러나 kt는 예상을 뒤엎었다. 지난달 31일 열린 KBO리그 개막전서 SK의 끈질긴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3-2로 짜릿한 승전보를 전했다. SK의 에이스 메릴 켈리로부터 얻어낸 승리인 만큼 더욱 값졌다.
한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전인 만큼 이날 경기의 중요성은 두 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kt도 마찬가지지만, kt에는 다른 팀보다 좀 더 중요했다. 시범경기에서 보인 호성적과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지 여부가 개막전에 달렸기 때문이다.
SK와 개막전에 앞서 kt 김진욱 감독은 "우리 kt에는 오늘 개막전이 매우 중요하다"며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고 전력도 강하지 않다. 그래서 시즌 초반은 물론 개막전을 포함한 3연전이 중요하다. 모든 팀이 마찬가지이지만, 우리 팀에는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욱이 강조한 개막전의 중요성은 선수들도 잘 아는 듯했다. kt는 1회부터 집중력 있는 타격으로 선제점을 뽑아냈고, 2회에는 베테랑 박기혁이 305일 만에 홈런포를 가동하며 kt가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큰 힘이 됐다. 선발 투수 돈 로치는 데뷔전임에도 흔들리지 않고 6이닝 2실점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선제점과 로치의 호투보다 더욱 빛난 건 위기에서 SK의 추격을 뿌리쳤다는 점이다. kt는 3회와 5회 SK에 1점씩 추격점을 내줬다. 그러나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아 동점이 되는 건 막았다. kt는 3회 1사 만루, 5회 2사 2,3루의 두 차례 역전 위기를 모두 견뎌냈고, 4회에는 추가점을 내 SK가 힘이 빠지게 만들었다.
김진욱 감독도 역전 위기서 탈출한 것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전력이 좋지 못한 kt가 언제나 완승을 차지하는 것이 힘든 만큼 이날과 같은 일이 비일비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부담이 되는 첫 경기에서 1점 차의 리드를 지켜낸 것이 선수들에게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