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데뷔전이었다.
한화 거물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가 정규시즌 데뷔전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6이닝 동안 안타 1개에 몸에 맞는 볼 2개로 3출루를 허용한 게 전부였지만, 수비 실책 3개에 울었다. 2실점 모두 비자책점. 6이닝 1피안타 2사구 6탈삼진 2실점, 무자책으로 데뷔전 패전의 멍에를 썼다.
비야누에바의 투구는 흠잡을 데 없었다. 3회·6회를 제외한 나머지 4이닝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안정감을 뽐냈다. 최고 구속 145km 직구(37개) 투심(12개) 외에도 슬라이더(18개) 체인지업(14개) 커브(8개) 등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빠르게 또는 느리게 투구 템포를 조절하며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그러나 수비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 3회 첫 타자 박건우를 평범한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강경학의 1루 송구가 빗나갔다. 로사리오가 1루 베이스에서 떨어져 공을 잡았지만, 박건우를 태그하지 못했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정정됐다. 강경학의 송구 실책.
이어 허경민에게 이날 경기 첫 안타를 좌익선상 2루타로 맞은 비야누에바는 계속된 1사 2·3루에서 민병헌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다. 계속된 2사 3루에서 오재원을 루킹 삼진 처리한 비야누에바는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대등한 승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6회 또 수비 불안에 추가점을 빼앗겼다. 6회 첫 타자 김재호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비야누에바는 민병헌 타석에 2루 도루를 허용했다. 한화 포수 조인성이 앉아 쏴로 승부했다. 그런데 여기서 2루수 임익준이 너무 깊게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며 공을 뒤로 빠뜨렸다. 김재호는 3루까지 내달렸다.
공식 기록은 조인성의 송구 실책으로 처리됐지만 2루수 임익준의 베이스 커버, 중견수 김원석의 백업 플레이가 모두 늦었다. 결국 계속된 1사 1·3루에서 닉 에반스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추가 실점했다. 수비 실책으로 내준 한 베이스가 몹시 아쉬운 순간이었다.
계속된 2사 1루에선 오재원이 다시 2루를 훔쳤고, 포수 조인성의 송구를 유격수 강경학이 잡지 못해 또 중견수 뒤로 빠뜨렸다. 오재원은 3루까지 진루했다. 이번에도 조인성의 송구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강경학이 제대로 캐치하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2사 3루에서 비야누에바는 김재환을 1루 땅볼 잡고 더 이상의 점수를 허락하진 않았다. 1루 커버를 가던 비야누에바는 이닝이 끝나자 짧게 포효했다. 거듭된 수비 실책에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총 투구수 89개, 6이닝으로 비야누에바의 데뷔전이 끝났다.
한화가 0-2로 뒤진 상황에서 내려간 비야누에바는 첫 승에 실패했다. 한화가 남은 이닝에도 득점을 얻지 못한 채 0-3 완봉패를 당했고, 비야누에바는 데뷔전에서 6이닝 무자책 패전 불운에 울었다. /waw@osen.co.kr
[사진] 잠실=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