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다시벚꽃' 장범준, '벚꽃 연금'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3.31 17: 01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수 장범준의 대표곡은 ‘벚꽃 엔딩’이다. 그 역시 “‘벚꽃 엔딩’이 효자, ‘여수 밤바다’는 효녀”라고 말한다.
그룹 버스커 버스커에서 솔로로 활동 중인 장범준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다시, 벚꽃’(감독 유해진)이 내달 6일 극장을 찾는다. 99분인 러닝타임이 지겹지 않을 정도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안긴다.
장범준은 Mnet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3’에서 2011년 11월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듬해인 2012년 3월 1집 앨범을 발매한 버스커 버스커는 시작부터 인기 밴드로서 대중의 관심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음악 활동에 매진해왔다.

그러던 2014년 8월, 장범준은 버스커 버스커에서 솔로로 활동하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보를 가리켜 ‘버스커 버스커 해체’라고 몰아가며 그의 행보를 비난하기도 했다.
물론 장범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31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다시 벚꽃’의 언론시사회에서 “버스커 버스커가 해체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만나서 술도 마시고 얘기도 나눈다”라며 “하지만 저희가 음악적으로 풀어가기에 부족한 면이 있어서 제가 솔로로 나오게 된 것이지 그룹 해체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시 벚꽃’은 아빠이자 남편, 가수로서 장범준의 삶을 있는 그대로 그린 다큐멘터리이다. 영상을 보면 장범준은 부스스한 머리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하루 종일 곡 작업에 매진하는 열정적인 모습이 담겨 있다.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답게 설정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았다.
연출을 맡은 유해진 감독은 “인간 장범준에 매력을 느껴 다큐멘터리를 하자고 직접 설득했다”며 “그의 장점은 절대 자신을 포장하거나 꾸미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 장범준은 정말 매력이 많고 아티스트로서 잘 될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방송 출연이 전무한 그가 다큐멘터리를 기록하게 된 이유는 자신이 음악 작업을 하는 과정을 담고 싶어서였다. 이날 장범준은 “사생활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제 작업과정을 남기고 싶었다”며 “감독님과 만나서 작업을 했는데 사실 이렇게까지 제 일상이 들어갈 줄은 몰랐다”고 말하며 웃었다. 가수이기 전에 딸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딸의 기저귀를 갈고 밥을 먹이는 육아의 모습까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지난해 발매했던 그의 2집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보통 음반을 준비하는 데 한 달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담고 싶어 3개월 가량 작업을 했고 앨범 발표 후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전 곡의 줄세우기를 하며 음악성을 다시 한 번 입증 받았다.
장범준은 그룹 활동을 중단하고 남들이 인정하는 스타가 아닌 스스로 실력을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진정한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노래 '벚꽃 엔딩'을 놓고 이른바 '봄 캐롤' '벚꽃 연금' '벚꽃 좀비'라고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이는 단순한 행운이 아니었다.
현재의 능력에 자만하지 않고, 한 곡을 수십 번씩 연습하고 기타 연주 실력을 쌓는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콘서트 전 회가 매진되고 앨범 전량이 판매되는, 어떻게 보면 남 부러울 것이 없는 성공한 뮤지션이지만 사람들에게 더 좋은 노래를 들려주기 위한 그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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