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드리 햅번을 연기하는 트로트 가수 강소리
OSEN 엄동진 기자
발행 2017.03.31 14: 45

 트로트 샛별 강소리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20대 초중반에는 힙합 댄스 그룹의 리드 보컬로 활약했고, 후반에는 트로트의 맛을 알고 전통가요를 불렀다. 몇 차례 회사가 도산하는 위기를 겪었고, 지금의 회사를 만나 다시 한 번 데뷔를 준비하게 됐다. 그리고 최근 싱글 ‘단둘이야’를 발표하고 다시 출발선에 섰다. 남들보다 돌아가도 한 참을 돌아간 셈이다.
“회사가 망하고 나서는 정말 결혼이나 할까했죠”라면서도 “아버지가 아깝다며 다시 노래를 권유했고 운명처럼 지금의 회사와 ‘단둘이야’란 곡을 만났습니다. 트로트 차트 1위까지 달려보겠습니다.”
강소리가 겪은 모든 시련은 그의 아버지가 지어주신 보약이나 다름없다. 모든 경험들은 약이돼, 무대위 누구보다 유연한 트로트 가수로, 오드리 햅번을 연기하며 자연스럽게 노래할 수 있는 가수로 성장시켰다. ‘단둘이야’로 사랑받는 트로트 가수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트로트 음악은 언제부터 좋아했나.
"사실 2011년에 데뷔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음악은 오래했는데 잘 풀리지 않았고, 그때 아빠가 권유하셨죠. 트로트를 하면 잘 어울릴 거 같다면서요. 본인이 듣고 싶은 음악을 하라고 한 거 같아요. 하하. 그래서 트로트 공부를 하게 됐고, 매력을 느끼고 있어요. 어려서부터 트로트만 좋아한 뼛속까지 트로트는 아니지만 이제부턴 뼛속까지 트로트라고 생각합니다."
-트로트의 어떤 점에 빠졌나요.
"가슴에 와 닿잖아요. 그런 느낌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해요. 어렸을 때는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리거나 그러지는 않았는데, 이젠 트로트를 들으면 감정이입이 되는 거 같아요."
-젊은 트로트를 하려고 노력할 텐데요.
"아무래도 편곡을 많이 신경 쓰죠. 세련되게 하고 싶고, 젊은 사람들도 부담스럽지 않게 들었으면 하고요. 아무래도 외모에도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고요."
-외모적으로는 어떻게 신경을 쓰나요.
"어머니들은 토실토실한 모습도 좋아해주시지만, 젊은 팬들은 아니니까요. 다이어트도 해야되고 힘들어요."
-어려서부터 노래는 잘했겠어요.
"집안 살림살이는 다 제가 벌었죠. 동네 잔치나 축제 나가서 경품을 많이 타왔어요."
-2011년에 데뷔를 했어요.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나봐요.
"나쁘지도 않았어요. 트로트 신인상도 받았고, 지방 행사도 꽤 했고 방송도 여러번 나왔고요. 근데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문을 닫게 됐고, 그러다 또 다른 회사를 만났는데, 또 문을 닫더라고요. 그때 노래는 그만하고 선봐서 시집이나 갈까 생각도 해봤죠. 근데 부모님이 못가게 말리셨어요.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보라고요. 부모님이 한약재 농사를 힘들게 지으면서 공들여 키운게 못내 아까우셨나봐요. 하하."
-지금 회사와는 어떻게 만났나요.
"일을 쉬고 있었어요. 그러다 전화를 받았어요. 여자 가수를 제작하려고 10년간 나온 여가수들을 모조리 검색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 5명을 추렸고 그 중 하나가 저였죠. 전 정말 이제 노래는 그만 해야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또 하고 있네요. 하하."
-이번 노래 소개해주세요.
"'단둘이야'란 곡입니다. 어머니들의 로망이 오드리 햅번이었잖아요. 그런 향수를 느낄수 있게 편곡했어요. 악기도 아코디언같은걸 썼고 얼핏들으면 세련되지만 친숙한 느낌의 곡입니다. 의상이나 헤어도 복고적인 느낌을 많이 담았습니다."
-무대 구성은 어떻게 하나요.
"50년대 스타일을 하려고 했어요. 안무가 홍연주씨가 도와줬고요." 
-오드리 햅번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요.
"어머님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싶었어요. 아무래도 어머니들 세대에겐 최고의 미모로 알려졌잖아요. 친근한 느낌을 줄 수 있겠다 싶었어요. 곡도 약간 폴카 느낌이 나거든요. 고전적인 느낌이라 잘 어울리고요."
-성적은 어떻게 기대하나요.
"트로트 부문 1등을 목표로 합니다. 전체 1등이야 어려울수 있겠지만, 트로트 1위는 노려야죠. 지방의 축제, 행사, 쇼 특집에 자주 나갈 생각입니다. 남녀노소 할거 없이 편하게 들을 수 있고 다 따라 부를 수 있는 곡이에요. 아이들이 동네잔치에서 앙증맞게 부를 수도 있고, 새댁이 남편에게 애교 부릴 때 불러도 딱 좋고요, 어머니들도 박수치면서 따라할 수 있는 곡입니다. 그래서 일반 분들이 올해 안에 '단둘이야'를 흥얼거리게 하는게 제 목표입니다."
-대표님이 가창력은 최고라고 자랑하더라.
"성량이나 테크닉적인 부분은 자신있는데 아무래도 트로트 장르에서 보여줄 수 있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짙은 호소력으로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게 트로트잖아요. 그런 느낌을 잘 표현하고 싶어요."
-롤모델은.
"이미자 선생님이 제일 존경하는 분이고 롤모델이에요. 컴백을 앞두고 곡이 안나와서 꽤 초조했는데 하루는 꿈에 이미자 선생님이 나왔어요. 자고 있다가 일어나서 엉엉 울었죠. 그리고 회사로 출근했는데 대표님이 이 곡을 들어보라고 하는거예요. 느낌이 좋았죠. '단둘이야'는 제일 존경하는 이미자 선생님이 주신 곡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미자 선생님 콘서트에 갔는데 젊은 사람은 둘밖에 없더라고요. 저희를 꽤 신기해하시고 모르는 노래가 나오면 알려주시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이미자 선생님처럼만 노래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요. 일흔까지는 못불러도 예순다섯까지는 하고 싶어요. 하하."
-두번째 데뷔를 앞두고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거 같아요.
"존경합니다. 충성! 사춘기 때 아버지랑 대화를 많이 했어요. 항상 대화가 잘되어서 부모님이 뭘 하지말라는 얘길 한적이 없었고요. 참 감사한 일이죠."
-마지막으로 미래의 팬들에게
"언제나 처음과 끝이 같은 트로트 가수가 될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팬들하고 같이 늙어갔으면 해요. 그게 트로트의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예순살이 되어서도 그 사람들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그런게 트로트고요." / kjseven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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