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식’ 황재균, 미래의 홈구장에 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31 13: 48

AT&T파크는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구장이다. 아름다운 맥코비만 인근에 위치, 독특한 구조로도 잘 알려진 AT&T파크는 어느덧 바닷가 인근 체육시설의 ‘상징’으로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공식 개장 경기의 승리투수가 박찬호(당시 LA 다저스)였으니 우리와도 인연이 있는 구장이다. 그런 AT&T파크를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이 밟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스플릿 계약을 맺은 황재균은 그간 스프링 트레이닝이 열린 애리조나에만 머물렀다. 정작 AT&T파크를 선수로서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팀 동료들과 계속 함께 하기는 했으나 스프링 트레이닝 시설과 정규시즌이 열리는 진짜 홈구장과는 분위기가 다르기 마련. 황재균은 경기 전 클럽하우스에 대한 소감에 “라커가 넓고 좋다”고 웃었다. 뭔가 다른 공기를 느끼는 듯했다. 여러 포지션을 돌아가며 바쁘게 훈련하는 와중에도 경기장 시설을 유심히 살피며 머릿속에 넣어두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응원열기가 극성스럽기로 유명하고, 하필 시범경기 상대가 인근 연고지 라이벌인 오클랜드였으니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은 시범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경기장이 가득 찼다. 심지어 샌프란시스코의 8회 공격 때는 관중 난입 사태까지 있었다. 황재균으로서는 정규시즌 분위기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셈이다.
이는 샌프란시스코가 황재균을 시범경기 마지막 3연전까지 동행시킨 목적과도 부합한다. 실질적으로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MLB 무대를 밟을 선수로 분류하고 미리 경기장 분위기와 구조를 체험하게 한 것이다. 브루스 보치 감독 또한 홈 2연전 기간 중 황재균을 좌익수로 한 차례 기용할 것이라 밝혔다. 펜스 구조가 다양한 MLB에서 외야수들의 경기장 적응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홈팬들에게도 선을 보였다. 덕아웃에서 경기를 시작한 황재균은 이날 8회 수비부터 1루로 들어가 홈 데뷔전을 치렀다. 수비에서는 특별한 상황이 없었다. 뒤늦게 투입된 탓에 자신의 장점인 타격을 홈팬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 어쨌든 황재균에게는 잊기 어려운 밤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샌프란시스코=(미 캘리포니아주),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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