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풍자의 神 ‘김과장’...사이다 패러디 BEST4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3.31 10: 30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이 시의적절한 각종 패러디로 교훈과 웃음을 모두 잡으며 종영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 김성룡(남궁민 분)과 서율(준호 분)은 해외로 도피하려는 박현도(박영규 분)를 잡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덴마크로 도망치려다 붙잡힌 박현도는 검찰 조사에서 횡령과 살인교사 혐의를 모두 부인했고, 조상무(서정연 분)를 비롯한 다른 이들에 죄를 떠넘기려 했다. 그런 박현도를 김성룡과 서율은 용서하지 않았다. 끝까지 그의 뒤를 파헤친 덕분에, 박현도는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악의 축’ 박현도가 소탕된 뒤,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일상을 살아갔다. 서율은 국선변호사로 활동하다가 TQ그룹으로 다시 돌아왔고 김성룡은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며 살았다. 마지막 순간 김성룡은 대기업 비리 수사를 위한 언더커버 제안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까지 ‘사이다’를 안긴 ‘김과장’은 많은 호평을 받으며 종영했다. 특히 ‘김과장’을 빛나게 했던 것은 시의적절한, 그리고 거침없었던 패러디였다. 시국부터 인기 드라마까지 자신만의 색으로 승화시켰던 ‘김과장’의 베스트 패러디를 모았다.
▲ “염병하네!”
지난 31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 박현도는 공항에서 붙잡힌 후에도 계속 죄를 인정하지 않았고, 뻔뻔한 얼굴로 취재진에 “여기는 민주주의 검찰이 아닙니다”고 외쳤다. 그는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 나는 평생 TQ만을 위해 살았다. 횡령한 것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보던 미화원 엄금심(황영희 분)은 “염병하네”라고 일갈했다. 이 대목은 지난 1월 특검 조사를 받으려는 최순실이 “여기는 민주주의가 아닙니다”라는 외침을 듣고 한 미화원이 “염병하네”라고 소리쳤던 일화를 연상케 한다.
▲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뭐 이런 건가?”
서율 역의 이준호가 연기력을 폭발했던 순간이었다. 극중 서율은 폐창고에서 조상무를 심문했다. 그는 모닥불에서 소시지를 구워먹다 갑자기 돌변, 조상무에 “나 진짜 죽이려고 했어요?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뭐 이런 건가?”라며 영화 ‘달콤한 인생’ 속 명장면을 인용해 분노를 표출시켰다.
이 장면은 패러디를 이용해 감정을 극대화시킨 명장면이었다. 덕분에 서율의 섬뜩한 면모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다. 이준호 또한 “서율이 극으로 치달아 조상무의 기선을 완전하게 제압하면서 극의 흐름이 바뀌게 된 것 같다”며 “영화의 패러디까지 더해지면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까지 안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만의 명장면으로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 ‘도깨비’ 런웨이
지난 22일 방송에서는 TQ그룹 회계감사의 희생양이 된 서율을 구하러 가는 김성룡과 서율의 비서 모습이 등장했다. 서율을 마치 비리를 저지르고 도주를 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최부장은 서율을 납치한 상황이었다.
김성룡과 서율의 비서는 자동차 전조등을 배경으로 야구 배트를 휘두르며 서율을 구하러 갔다. 이 모습은 tvN 드라마 ‘도깨비’의 공유, 이동욱을 패러디한 장면이었다. 이외에도 ‘김과장’에는 주스 뱉기, ‘내가 고자라니’ 등의 드라마 명장면들이 패러디 돼 웃음을 자아냈다.
▲ “29만원이면 충분하지 않아요?”
지난 30일 방송에서는 덴마크부터 29만원까지 다양한 시국풍자 패러디 장면이 등장했다. 박현도가 구속된 후 김성룡은 그를 찾아가 "회장님 청렴하신 분이었네. 회장님 스위스 은행에 지금 29만원 밖에 없다. 29만 원이면 충분하잖아요?"고 조롱했다.
이 장면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과거 재산명시 심리에서 "전 재산이 29만 원 뿐"이라며 수백 억의 추징금을 낼 수 없다고 했던 걸 에둘러 저격한 스토리였다. 웃음과 교훈을 확실하게 잡았던 ‘김과장’의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장면이었다. / yjh0304@osen.co.kr
[사진] ‘김과장’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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