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트윈스 수뇌부는 왜 박병호를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시범경기 성적에 너무 들뜰 필요없다는 것이다.
박병호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마이너리그 캠프로 이관되며 25인 개막 로스터 진입이 불발됐다. 시범경기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박병호는 주전 지명타자 케니스 바르가스가 왼발을 다친 바람에 개막전 선발출장이 유력해 보였다. 그런데 미네소타 구단 수뇌부 생각은 달랐다.
미네소타 지역지 '스타트리뷴'도 이날 박병호의 로스터 제외에 관한 분석기사를 내놓았다. 박병호는 이날 아침 이 소식을 접했고, 폴 몰리터 감독의 방에서 데릭 팔비 야구부문사장과 태드 레빈 단장을 만나 트리플A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패트릭 로이제 기자는 '박병호는 2월 첫째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3년 계약이 남아있는 그는 웨이버를 통과했다.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투수 상대 성적을 보면 놀랄 만한 일이 아니었다. 지난 여름 이 문제가 심각해지자 로체스터로 내려갔다'며 '한여름 중반 손목 부상을 입어 9월에 리콜받지 못했다. 가벼운 손목 수술을 받고 한국에 돌아간 박병호는 스윙 타이밍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로이제 기자는 '포트마이어스에서 일찍 나타난 박병호는 마이너리그 경기장에서 매일 운동했다. 메이저리그 캠프 초청선수였던 그는 빅리그 패스트볼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타율 3할5푼3리 6홈런 13타점에 57타석에서 삼진도 15개였다'며 '미네소타 클럽하우스에선 박병호가 빅리그 지명타자로 시즌을 맞이할 것으로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아침만 하더라도 불펜투수 글렌 퍼킨스는 "박병호가 대단한 봄을 보냈다. 스윙이 훨씬 좋아 보인다"고 기대를 표할 정도였다. 그러나 기사에 따르면 그로부터 몇 분 후 박병호는 몰리터 감독의 방을 찾아갔고, 주차장 건너 마이너리그 훈련장으로 보내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로이제 기자는 '테리 라이언 전 미네소타 단장은 항상 봄에 보는 것에 지나치게 흥분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있었다. 새로운 수뇌부 팔비 사장과 레빈 단장의 메시지는 더 명확해졌다. 봄에 보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말라는 것이다'며 시범경기 성적이 큰 의미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로이제 기자는 박병호의 로스터 제외에 있어 진짜에 가까운 이유로 투수진을 둘러싼 미묘한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몰리터 감독은 베테랑 닉 테페쉬가 롱릴리버로 올라왔으면 했지만 팔비 사장은 룰5 드래프트로 데려온 저스틴 할리를 계속 지켰다'고 했다.
결국 테페쉬 대신 팔비 사장이 데려온 할리가 로스터에 진입했다. 그 대신 미네소타 구단에선 몰리터 감독이 원한대로 2명의 롱릴리버가 개막 로스터에 오를 수 있도록 절충안을 내놓았다. 할리와 함께 타일러 더피까지 2명의 롱릴리버 구도가 완성됐다. 그 과정에서 박병호가 애꿎은 피해를 보게 됐다는 분석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