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스타’가 되느냐. 아니면 ‘반짝 스타’에 그칠 것인가.
2017시즌 타이어O뱅크 프로야구가 31일 오후 5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 팀당 144경기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국민타자’ 이승엽의 마지막 시즌,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의 복귀 등 어느 때보다 굵직한 이슈들이 많다. 지는 별이 있으면 뜨는 별도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대박 조짐’을 보인 루키 3인방의 활약을 돌아본다.
▲ 시범경기 타율 1위...‘바람의 손자’ 이정후
시범경기를 통해 스타로 떠오른 선수가 있다면 단연 이정후(19, 넥센)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로 이름을 알렸지만, 아버지의 후광을 뛰어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후는 대주자로 나선 19일 두산전에서 8회 2타점 결승타를 날려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이날 경기서 이정후는 1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넥센은 이정후의 활약을 앞세워 두산에 5-3 역전승을 거뒀다.
활약은 거침이 없었다. 이정후는 22일 롯데전에서 4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팀을 이끌었다. 넥센은 롯데와 8-8로 비겼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12경기에 나서 33타수 15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455를 기록, 전체 1위에 올랐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의 기록으로 믿기지 않는다.
결국 넥센은 개막전 1군 엔트리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개막전에 포함된 신인야수는 kt 홍현빈(20, 시범경기 타율 0.267)과 함께 이정후까지 둘 뿐이다. 장정석 감독은 “이렇게 잘하는 선수를 안 쓸 수도 없다.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정후의 강점은 역시 타격이다. 아버지의 센스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185cm/78kg으로 체격조건은 오히려 아버지보다 낫다. 단점은 신장에 비해 발이 느리고, 수비가 불안하다는 것. 휘문고시절 유격수로 전향했던 그는 프로에서 다시 외야수로 돌아왔다. 짧은 거리 송구에 트라우마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수비부담을 떨친 그가 타격에서 재능을 보여준다면, 계속해서 1군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 ‘우완 유희관’ 두산의 김명신
투수왕국 두산에 유희관의 대를 이을 칼날제구력의 투수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두산이 2017 2차 2라운드 20순위로 지명한 김명신(24, 두산)이다. 경성대를 졸업한 그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정확한 제구력을 자랑해 ‘우완 유희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시범경기 활약도 좋았다. 김명신은 3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그 결과 3경기서 단 1실점만 허용하며 3홀드를 챙겼다. 김명신은 김승회, 이용찬, 홍상삼 등 기존 전력들과 함께 불펜을 책임질 우완투수로 떠올랐다.
미디어데이서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는 “올해는 투수 쪽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지금 함덕주 같은 어린투수들이 잘 던져주고 있다. 특히 우리 팀에 김명신이라는 신인투수가 있다 한 번 잘 지켜봐 달라”며 신인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김명신 역시 “양의지 선배같은 대선배가 내 이름을 거론해줘 영광”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겁 없는 아기사자’ 최지광-장지훈
올 시즌 입단한 신인선수 중 개막전 명단에 포함된 투수는 두산 김명신, SK 김성민 그리고 삼성 장지훈(20,삼성) 세 명이다. 삼성은 2차 1라운드서 지명한 최지광(19)과 1차 지명한 장지훈(20)이 시범경기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 김한수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최지광은 지난 16일 LG전에서 1이닝 3탈삼진 퍼펙트로 첫 프로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어 등장한 장지훈은 2이닝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최지광 못지않았다.
장지훈은 시범경기 5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1.29의 빼어난 피칭을 했다. 2안타, 1볼넷을 허용하며 1실점한 24일 두산전을 제외하면 실점도 없었다. 190cm의 큰 키에서 내리 꽂는 직구, 신인답지 않은 배짱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다. 그 결과 장지훈은 개막전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비록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하지만 최지광 역시 앞으로 활약여부에 따라 올 시즌 충분히 1군무대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 jasonseo34@osen.co.kr